학교 노후건물의 하세월(何歲月) 지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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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노후건물의 하세월(何歲月) 지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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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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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대구·경북 지역은 지진(地震)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어느 곳보다 강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12일 돌발한 규모 5.8 경주 지진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 경주 지진은 1978년 지진 계측 이후 최대 규모다. 그 후유증은 경주의 관광산업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타지의 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오면 기삿거리가 될 정도다.
 대구·경북 지역 주민의 지진 공포증은 무리도 아니다. 지진계측이 시작된 이래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은 모두 156회나 된다. 기상청의 집계다. 한두 해를 빼고는 해마다 10회 이상 일어나는 지진은 국내에서 단연 첫손꼽힌다. 어제(5일) 아침나절에도 포항 남동쪽 39㎞ 해상에서 지진이 일어난 정도다. 규모 2.1에 그쳤지만 한반도 지진발생은 20년 전보다 2.5배 급증한 것으로 분석돼있다. 한때는 ‘지진 안전지대’라던 한반도가 이제는 ‘상시(常時)불안지대’로 위상이 뒤바뀐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 동해안 연안에 줄줄이 늘어선 원자력발전소는 두려움을 자아내는 괴물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당국은 이런 두려움을 가라앉히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내진 설계가 어떠하며 앞으로도 더욱 보강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원전은 그나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대상이기라도 하다. 그나마 아무런 대책조차 없는 분야가 있다. 지은 지 수 십 년이 지나 노후(老朽)시설로 꼽히는 학교 건물들이다. 경북도내 초·중·고교는 현재 940개교를 헤아린다. 경북도교육청은 이들 학교의 시설물 가운데 1431곳을 노후 건물로 분류해놓고 있다. 40년이 넘은 교실과 강당 같은 건물이 이만큼 많다는 소리다.
 지은지 40년 넘은 학교의 노후건물은 도시에 대부분 몰려있다. 가장 많은 곳은 안동의 125개다. 경주 120개, 포항 106개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3개 도시만 합해도 노후건물은 351곳에 이른다. 어림잡아 경북도내 전체 학교 노후건물의 4분의 1이 이들 3개 도시에 몰려 있는 셈이다. 도내 각급 학교는 저마다 노후 건물을 1곳 이상 품고 있다. 포항 송도초교와 오천초교만 하더라도 지은지 47년이 넘은 교실을 각각 1곳씩 갖고 있다. 이런 학교건물에 내진설계가 돼 있을리 만무하다. 만일의 경우엔 불행한 사태가 들이닥칠 곳들이다. 경북교육청은 개축 예산 타령말고는 달리 대책이 없다. 설령 예산이 마련된다 해도 건물 개축에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라의 장래를 짊어질 학생 안전대책이 ‘하세월(何歲月)’이라면 그건 분명히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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