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주차장을 왜?
  • 김용언
멀쩡한 주차장을 왜?
  • 김용언
  • 승인 2016.1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멀쩡하다’는 말은 겉보기와는 달리 엉뚱하다는 뜻도 품고 있다. “ 생긴 것은 멀쩡한데 뭐 하는 짓이야?” 생뚱맞은 짓을 잘하는 사람을 타박할 때 쓰는 말이 이렇다. 뜬금없는 뚱딴지에게 핀잔 주는 일이 아니라면 ‘멀쩡하다’는 온전하다든가, 흠이 없다는 뜻을 나타낸다. 용례를 옮겨본다. “사람이 이러고서야 살아서 무엇하나. 멀쩡한 놈이 계집 빼앗기고 생으로 콩밥까지 먹으니.” <박화성/ 고향 없는 사람들>
‘경북도, 멀쩡한 신청사 주차장 재시공.’지난 9일 경북도민일보 기사 제목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제목 끝에는 ‘왜?’가 더 달려 있다. 기자의 눈엔 신청사로 이전한지 1년도 채 안되는 시점에 경북도가  하는 짓이 영 마뜩찮게 비쳤던 모양이다. 그렇게도 생겼다. 주차장을 뜯어내고 새로 공사를 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 3억8000만원이 넘는다. 경북도는 이에 앞서 도의회 앞에 광장을 조성한다고 수천만 원을 쓴 일도 있다. 이 짓들이  모두 혈세 낭비로 비치고 있다.

도청 관계자는 “도의회 주차장 공사는 도의원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해명했다나 보다. 그러고 보니 주차장 공사비 삭감을 주장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일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네 것이냐, 내 것이냐. 까짓 것 쓰고 보자’는 것인가. 춘향전에 ‘촉루락시(燭淚落時)에 민루락(民淚落)’이란 대목이 나온다. ‘촉루’와 ‘민루’가 등식을 이룬다.
주차장을 뜻하는 영어는 ‘park’또는 ‘parking lot’이다. 군대용어로는 ‘motor pool’이다. 파크는 공원도 뜻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파크’가 들어간 명칭이 수두룩해 보인다. 공원같은 곳이란 것인지, 주차시설이 완비되어 있다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어찌됐건 바라는 것은 한 가지뿐이다. 멀쩡한 보도블록 깨부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다. 들어가는 돈이 ‘혈세’여서 그렇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