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수권능력 과시할 절호의 기회”
  • 한동윤
“야당이 수권능력 과시할 절호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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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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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는 시민운동계의 원로이자 대부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거쳐서 화란 자유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한 실천적 크리스천이다. 그의 정직성과 성실성과 경건성에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한 목회자가 “2.8%의 소금물이 넓은 오대양을 썩지 않게 정화한다는 말이 있듯, 손봉호 같은 실천적인 크리스천 2.8%만 있다면 한국 사회는 변화시킬 수 있고 썩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손 대표가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에 관해 두루 입을 열었다. 그 중 야당을 향한 ‘충고’가 돋보인다. 손 대표는 “야당에는 절호의 기회”라고 전제했다. 박 대통령이 탄핵되고 국정에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야당이 하기에 따라 수권 능력을 과시하고, 나아가 집권까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손 대표는 따가운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야당이 국정을 맡을 능력이 있다는 걸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 야당의 모습을 보면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야당의 머리가 제대로 안 돌아간다고 봅니다. 저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지만 정권교체는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야당이 정권을 잡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는데, 야당이 잘못하고 있습니다. 미덥지가 않습니다”가 그의 입에서 나온 야당에 대한 걱정이다.
 손 대표의 인터뷰를 소개하는 것은 야당이 중심을 잡아 국가위기를 극복하고, 그 성과를 토대로 집권하는 게 순리라는 데 동의하기 때문이다. 누구의 입을 빌려 야당을 비판할 의도는 추호도 없다. 그런 점에서 손 대표의 따가운 비판은 야당에 ‘약’(藥)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손 대표가 “미덥지가 않다”고 비판한 야당의 행태는 새누리당을 제외한 채 ‘야·정 협의체’를 운영하자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한 제안이 대표적이다. “국회의원 3분의 1 이상이 여당 소속이고 국민 상당수가 여당 지지자입니다. 그들을 소외시키고 국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라는 비판이다.
 손 대표는 이어 야당 일각의 ‘개헌 반대’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몇몇 주요 (대권)주자의 발언을 듣고 굉장히 실망했습니다. 주자들 가운데 헌법 개정을 뒤로 미루자는 사람이 있는데, 그 속셈은 현 대통령 권한으로 대통령 한번 해보자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김종인 전 대표 같은 분은 3~4개월이면 된다고 합니다. 전 그분이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대선 때 도와준 사람들에게 한 자리를 줘야 한다는 생각은 조직폭력배 의리와 진배없습니다.” 인터뷰 가운데 가장 긴 발언이 ‘개헌’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벌어지는 “탄핵”과 “탄핵 반대” 집회에 대해 손 대표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빨리 결정하라’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재가 법과 절차에 따라 심판하도록 기다리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헌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것은 촛불의 순수성을 퇴색시키고, 촛불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촛불 그만”이라는 주문이다.
 손 대표가 탄핵 정국에서 야당의  역할을 주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9일 ‘12월 촛불 시민혁명 12대 입법·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내년 4월 예상되는 대선 이전에 모두 관철하겠다”는 의지까지 실었다. 그 과제에는 사드 배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위안부 합의 번복이 포함돼 있다. 북한 핵에 대응한 최소한의 대응 조치까지 뒤집겠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내년부터 35세 이하 청년 예술인에게 월 70만 원의 작품활동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수당’ 2탄이다.
 손봉호 대표가 말한대로 현 시국은 ‘야당이 국정을 맡을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기회’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최순실’ 망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국정을 주도해 안보와 경제, 특히 조류 인플루엔자 대책을 확실히 제시하면 국민들의 박수 속에 집권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북한부터 방문하겠다”거나, 사드 무효화 같은 주장으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면 그 기회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누가 봐도 집권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야당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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