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 어지러워도 ‘사랑의 온도탑’은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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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 어지러워도 ‘사랑의 온도탑’은 뜨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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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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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혼란스럽고 경제가 어렵다 보니 이웃에 대한 관심도 약해지는 것 같다.
연말이 코 앞이고 날은 점점 더 추워지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모금 활동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최순실 게이트’가 기업, 단체의 기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좀 여유 있는 중산층도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게 하는 ‘불황 심리’ 탓으로 보인다. 예년 같으면 ‘기부 특수’가 일 시기인데도 모금이 신통치 않고, 올해는 확연히 기부가 준 것을 느낀다는 게 사회복지 현장의 목소리다.
국내 대표 모금·배분 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웃돕기 집중 모금을 벌인지 한 달이 넘었으나 모금이 기대만큼 활발하지 않다. 공동모금회는 지난달 2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72일 동안 희망나눔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성금액이 목표액에 도달하면 100도를 가리키도록 한 사랑의 온도탑을 마련했는데 현재 온도가 46.6도다. 목표액이 3588억원인데 지금까지 1671억원이 모였다. 그나마 이 온도도 대기업들의 기부로 최근 며칠 사이에 많이 오른 것이다.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사랑의 온도탑은 17.8도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시기의 43.3도보다 25.5도나 낮았다. 일부 지방 모금회는 올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거나, 모금 목표액을 낮췄다고 한다.
구세군자선냄비본부는 올해 거리모금 목표액을 75억8000만원으로 잡았는데 현재목표액의 39.4%를 모았다. 연평균 450만 장이었던 연탄 기부는 올해 300만 장 정도에 그쳐 평년보다 기부 규모가 30% 이상 줄었다고 한다.
운송비를 포함한 연탄 1장 가격은 573~600원으로, 지난해보다 15% 올랐다. 연탄은 쪽방 거주자, 홀몸노인, 노숙인 등 저소득층 15만 가구가 주로 사용한다. 가격은 올랐는데 기부는 감소해 빈곤층의 겨울나기가 더 힘겹게 됐다.
어지러운 시국 속에 기부 문화가 위축된 것은 최순실 사태에 국민 관심이 쏠리면서 이웃돕기가 상대적으로 외면받은 탓도 있을 것이다. 한국기부문화연구소가 기업, 재단의 모금 담당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70%가 “국정농단 사태가 기부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물론 온정의 손길도 적지 않다.
이달 초 서울 광화문 사랑의 온도탑에 누가 현금 500만원을 두고 갔고, 경기 파주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후원자가 5년째 150포대의 쌀을 기탁하는 등 곳곳의 ‘얼굴없는 천사’가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사회, 경제적 어려움의 여파를 가장 먼저 받는 계층이 저소득층이다. 경기가 침체하고, 시국이 뒤숭숭할수록 이웃을 돌아보는 관심이 커져야 건강한 사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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