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꽃돌
  • 정재모
청송꽃돌
  • 정재모
  • 승인 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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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경북 청송엔 ‘꽃돌’이 난다. 돌은 돌인데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대서 꽃돌이다. 진보면 괴정리 일대서 나는 꽃돌은 원석을 쪼개면 그 속에 펼쳐지는 문양이 그림인 듯 흑백사진인 듯 영락없는 꽃이다. 해바라기 국화 별꽃 모란… 이것을 가공하면 일등 완상석(玩賞石)이 된다. 꽃문양이 태초부터 새겨진 청송 꽃돌. 꽃을 수놓은 돗자리가 화문석(花紋席)이면 꽃돌은 일러 화문석(花紋石)이겠다. 1970년대 폭우로 괴정리 둔골마을에 굴러 내린 바위가 쪼개진 데서 발견됐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이 꽃돌의 지질학 명칭은 구과상 유문암(毬果狀 流紋巖)이다. 구과상이란 무늬가 솔방울 같이 동그랗게 방사상(放射狀)으로 퍼진 형태라는 말이다. 유문암은 유리질(琉璃質) 결정체의 화산암이다. 화산암 속에 다른 광물이 동심원꼴로 스며들어 일정한 띠를 이룬 게 꽃돌이다. 6000만~7000만년 전 폭발한 화산의 마그마가 유문암의 틈을 채우고 급속히 식으면서 만들어진 거라고 한다. 이런 암석은 지구상에 100여 곳에서만 보인다. 말하자면 청송 꽃돌은 지구의 신비인 셈이다.

성가 높은 ‘청송사과’가 맛이 좋은 것도 청송의 지질환경과 관계가 있다는 설도 있다. 1억5000만년~6500만년 전의 중생대 백악기 때 한반도 동남부에 있었던 화산활동으로 청송에 분출물이 쌓였다. 분출물에 포함된 다양한 성분이 토양에 녹아들면서 사과맛을 한층 좋게 했다는 거다. 토양학적으로 증명된 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청송의 토양이 특별하다는 걸 말해주는 설명이라 하겠다.
청송군 지역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다. ‘리튬-베어링 토수다이트’라는 희귀 광물이 매장돼 있는데다 꽃돌이 나는 게 등재 이유다. 내년 4월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의 최종 승인절차만 남았다. 지질학적 중요성과 희귀성이 높은 지역임을 유엔이 인정하는 게 세계지질공원이다. 지금까지 세계 33개국 120곳이 등재됐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선 한라산 천지연폭포, 만장굴 등 제주도의 9곳이 등재돼 있다. 이제 경북 청송도 지오투어리즘(지질여행) 코스로 제주에 버금가는 명성을 얻게 됐다.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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