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보수신당 ‘보수’ 로 승부하라
  • 한동윤
새누리·보수신당 ‘보수’ 로 승부하라
  • 한동윤
  • 승인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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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비박’이 ‘개혁보수신당’(가칭)이라는 당명을 정했다. 보수 앞에 ‘개혁’(改革), 그리고 당(黨) 앞에 ‘신’(新)을 넣어 새누리당과 차별화한 것이다. 그러나 야권 일부와 친박계에서는 신당을 ‘개보신당’ ‘개보신탕’으로 희화화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당은 말은 못 하지만 난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보수신당’이란 당명은 지난 세밑 신당창당준비위에서 토론 끝에 선정했다. “보수의 구심점 역할, 쇄신, 변화의 의미를 담은 명칭”이라는 게 신당 측 설명이다.
‘보수’하면 낡고 완고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보수 앞에 ‘개혁’을 붙였다는 것이다. 당명 선정 단계에서 ‘바른보수신당’도 논의됐지만 ‘바보신당’ ‘바보당’ 으로 불릴 가능성이 있어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통 보수를 자처했고, 보수층 지지를 얻어 집권했다. 경쟁자였던 문재인 후보는 자칭 타칭 ‘진보’다. 문 후보에게 ‘좌파’라 하면 화를 낼지도 모르지만 박 대통령이 ‘라이트’라는 점에서 문 후보는 ‘레프트’였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그런데 그 박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 당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의 실패인데도 ‘보수’가 한꺼번에 욕을 먹고 있다. ‘보수’로서는 너무나 억울하다.
박 대통령은 태극기에 경의를 표하지 않은 통합진보당을 해산시켰다.북한 정권 미화 비판을 받고 있는 좌경 교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했다.

박 대통령 탄핵으로 이같은 ‘보수’ 드라이브까지 매도당하게 됐다. 당장 박 대통령이 주도한 국정 역사교과서는 내년으로 그 시행 시기가 넘어가고 말았다. 학교에서 교과서가 펼쳐지기도 전에 교육부가 알아서 사실상 폐기해버린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의 유탄을 국정 역사교과서가 맞은 셈이다.
‘탄핵’은 그러나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로 끝나야 한다. ‘보수’ 전체의 실패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 박 대통령이 실패했다고 북한 인권에 고개를 돌려온 ‘좌파’가 잘 했다고 칭찬 받을 일은 없다. 박 대통령이 탄핵 당했지만 ‘따뜻한 보수’ ‘사람의 얼굴을 가진 보수’는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실패를 보수의 궤멸(潰滅)로 몰아가려는 시도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
근대 보수주의 사상의 태두 에드먼드 버크(Burke Edmund)는 ‘보수주의’를 “ 개혁자가 국가의 결함을 다룰 때 마치 ‘아버지가 아들 상처를 치료하는 심정’으로, 곧 ‘경건한 두려움과 떨리는 마음’으로 임하는 자세”라고 정의했다. 현대 경영학을 창시한 피터 드러커 역시 “보수주의란 현상을 고수하려는 성향이 아니다. 보수주의란, 현재를 바탕으로 부단히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고민하는 사조”라고 단언했다.
드러커는 “보수주의는 이상을 추구하지만 걸어 온 역사와 현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은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늘 재검토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갈파했다. ‘보수’ 속에 개혁과 변화가 다 포함된 것이다. 그런데 ‘비박’은 ‘보수당’에 ‘개혁’을 덧붙임으로써 ‘보수’가 뭔가 떳떳하지 못한 듯한 인상을 줬다. 그럴 필요가 없다.
혹시 보수당에 ‘개혁’을 덧댄 것이 신당 창당 주역에 3~4선 다선 의원들이 많이 포함됐고, 일부 재산가까지 섞여 있어 이에 대한 비판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당명에 ‘개혁’을 넣었다고 그런 인상이 없어진다고 여겼다면 그건 단견이다.
‘개혁보수신당’은 노동당과 정권을 다투는 영국의 ‘보수당’을 교훈으로 삼기 바란다. 좌파 정권이 초래한 ‘영국병’을 일거에 고친 정당이 보수당이고 대처 수상 아니던가? ‘보수’는 ‘개혁’까지 포함하는 자랑스러운 가치이자 철학이고 노선이다. 미국에서도 민주당에 비해 ‘보수’ 가치를 신봉하는 공화당이 다시 집권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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