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흘구곡
  • 정재모
무흘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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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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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경북 성주의 대가천(大家川)은 불령산 단지봉(1327m)이 근원이다. 김천시 증산면의 청암사와 수도암 계곡, 원황점마을의 옥류계곡에서 시작되는 물이 이루는 내로, 성주댐을 거쳐 그 아래 성주군 수륜면 신정리와 금수면 무학리 등을 거쳐 고령 방면으로 흘러내린다. 길이가 모두 35km가량인데 그 물길과 주변의 기암괴석들이 비경(秘境)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 한강 정구(寒岡 鄭逑;1543~1620)선생이 남긴 무흘구곡(武屹九曲)의 배경이다.
무흘구곡은 정구가 대가천 절경 아홉 굽이를 명명한 하천명이면서 동시에 각각을 찬미한 7언절구 아홉 편이기도 하다. 향리이자 만년에 후학을 가르친 수륜면 회연서원(檜淵書院) 봉비암(鳳飛巖)에서 대가천을 치오르며 만나는 물길 굽이마다의 절경을 노래한 작품이다. 남송의 성리학자 주희(주자)가 그 고향인 복건성의 무이산(武夷山) 계곡을 읊은 ‘무이구곡’을 본뜬 거다. 이퇴계의 도산십이곡, 이율곡의 고산구곡 같은 작품 제목들도 탄생배경이 비슷하다.

봉비암, 한강대(寒岡臺), 무학정(舞鶴亭) 선바위, 사인암(捨印巖), 옥류동(玉流洞), 만월담(萬月潭), 와룡암(臥龍巖), 용추(龍湫). 대가천 굽이굽이의 이름이자 시의 제목이다. 이중 앞의 다섯 곡은 성주에 있고 뒤의 네 굽이는 김천에 있다. 이 아홉 굽이를 경영한 정구 선생은 단순히 자연의 절경만 읊은 게 아니라 도학의 근원을 찾아가는 수양의 현장 또는 그 과정으로 보는 학설적 견해도 있는 시편들이다.
경북도와 성주군은 무흘구곡의 대대적 관광지화 사업을 올해 상반기 중에 마무리짓는다고 한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불교문화뿐 아니라 유교문화 전통까지 풍부한 경북이다. 방방곡곡(坊坊曲曲) 풍광이 빼어난 전통 문화고장에 또 하나의 우뚝한 역사문화 관광지가 올 여름에 탄생할 거라는 예고다. 경북 남서부 지방, 가야산 불령산 자락의 비경 하나가 다시 내외 휴양 관광객을 불러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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