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일그러진 대한민국의 자화상
  • 한동윤
2017년 일그러진 대한민국의 자화상
  • 한동윤
  • 승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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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려 있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그 권한을 대행하고 있다. 정상이 아니다. 나라가 금방 결단 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퍼져있다. 그럼에도 매주 주말이면 서울 도심에서 탄핵 촛불이 타오르고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가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2017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어디인가? 희망이 있는 나라인가, 아니면 국운(國運)이 다해 선진국 경쟁에서 탈락해 지구촌에서 도태될 날만 기다리는 3류 국가인가. 동아일보는 5일자 특집에서 그 답을 제시했다.
 동아일보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2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위기가 다시 닥칠 경우 금 모으기와 같은 위기 극복운동에 동참할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51.9%가 “동참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공동체에 대한 결속력과 응집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징표다.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부자들은 참여하지 않고 서민들만 참여할 것 같아서’(42.4%),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28.7%), ‘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없어서’(19.3%) 등을 꼽았다. 기득권층과 국가에 대한 불신이 위험수위다.
 1997년 12월 달러 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냈고 외환위기가 터졌다. 이듬해 1월 5일 장롱 속 금붙이를 내다 팔아 외화 한푼이라도 더 모으자는 국민적 ‘금 모으기 운동’이 시작됐다. 창구엔 헌혈 행사처럼 금붙이를 들고 온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보름 만에 140만 명이 금 10만 kg을 내다 팔았다. 국제 금값이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정도였다. 한국의 금모으기 운동은 경제위기를 겪는 외국에 모범이 됐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거론될 정도다. ‘금모으기’로 나라의 위기를 구했던 국민의 애국심이 왜 바닥을 드러내고 있을까?

 KDI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조사에 응답한 국민의 87.9%가 “신뢰하는 정부 기관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를 신뢰할 수 있다”라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그렇다고 대통령을 탄핵한 국회에 대한 신뢰는 높은가? 절대 아니다.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꼽은 응답도 ‘3.3%’에 지나지 않았다. 청와대나 국회나 그게 그거다. 지금은 촛불이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하지만, 정치권과 국회에 대한 불신도 폭발 일보직전임을 알 수 있다.
 법원 검찰 등 사법부 불신도 최고치다.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꼽은 응답은 6.1%에 불과했다. 법원과 검찰을 ‘전관예우’와 ‘유전무죄-무전유죄’의 원흉(元兇)으로 보는 것이다.
 BBC는 “한국에서는 술집에서 테이블 위에 지갑을 두고 가도 잃어버릴 염려가 없을 정도로 시민들이 정직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도자들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부정부패로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부끄럽지만 너무나 정확한 지적이다.
 연말 연초 재벌들의 탈선이 어김없이 재연됐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이사가 작년 10월 27일 서울 용산구 술집에서 생일 파티를 벌이다 술이 취해 컵을 집어 던져 재물을 손괴한 혐의로 입건됐다. 그의 부친 장세주 회장은 2015년 회사 돈을 빼돌려 해외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그가 횡령한 돈은 88억원이 넘는다. 그는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14억1894원을 선고받아 지금 교도소 신세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일가하면 ‘폭력’으로 일그러진 얼굴부터 떠오른다. 김 회장은 물론 3남 가운데 두 아들이 대마초에 폭력, 행패 등의 화려한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3남 동선(28)씨가 지난 5일 새벽 3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점에서 술에 취한 채 남성 종업원 2명의 뺨과 머리를 때려 입건됐다. 그는 현행범으로 강남경찰서 형사계로 이동하는 순찰차 안에서도 난동을 부려 차량 시트가 찢어지는 등의 기물 파손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내로라하는 재벌의 ‘민낯‘이다. 2017년에는 우리사회 기득권 세력들의 맹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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