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밀거래
  • 김용언
소나무 밀거래
  • 김용언
  • 승인 20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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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새누리당에 몸담은 TK좌장 최경환 의원이 얼마전 ‘굽은 나무’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일이 있다. 그가 말한 ‘굽은 나무’는 ‘굽은 나무(솔이) 선산 지킨다’가 원전이다. ‘우리말 절대지식’(김승용 엮음)에 이 속담풀이가 나온다. “선산을 가질 정도로 잘 살던 집안이 가난해지면 후손들이 먹고살기 위해 부득이하게 선산의 나무를 베어다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게 되는데, 휘어지고 못생긴 나무는 팔리지 않기 때문에 베지 않고 놔둔다. 그 덕에 그 나무들이 흙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어 무덤을 지켜주는 게 된다는 말”이라고 했다.
선산을 지키는 나무는 소나무가 대부분이다. 새벽바람에 풍기는 솔향은 사뭇 싱그럽기까지 하다. 시인 서정주가 ‘미당산문’에서 소나무를 극찬했다. 그 가운데 한 대목만 옮겨 본다. “ 더욱이 거센 바람에도 잔잔히만 사운거리는 소나무 특유의 송뢰(솔바람)소리는 아마 땅 위에 있는 모든 동식물의 소리 중에  어느 것보다도 가장 하늘의 영원에 가까운 소리일 것이니, 딱하디 딱한 자, 자기를 담아보기에 이보다 더 적당한 나무는 없을 것 같다.”

고령군 우곡면 예곡리 일대에서 소나무 수십 그루가 며칠 밤 사이에 사라져 버렸다. 20~100년짜리 라고 보도됐다. 보나마나 소나무 무허가 굴취행위다. 잘 생긴 소나무는  수천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니 밀거래를 단언한들 그른 소리라고 타박하고 나설 사람도 없다.
실제로 밀거래를 밝혀주는 흔적이 전국 3곳에서 나타났다. 조경업자가 한 그루에 1500만원씩 고령박씨 문중 관리자에게 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없어진 소나무는 20여 그루라고 한다. 억대 밀거래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대목이다. 소나무 도둑은 어제오늘 새삼스러운 얘기도 아니다. 끊임없이 문제가 터지는 곡절, 그것이 알고 싶다고 하면 이야말로 눈 가리고 아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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