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총장에게 “잠시 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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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총장에게 “잠시 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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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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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귀국하자마자 야당의 견제가 심해졌다. 반 전 총장이 사실상 대권도전 대열에 합류하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 후보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오자 본격화된 흠집내기다. 노무현 정부 추천으로 유엔사무총장에 선출돼 10년을 재임한 반 전 총장을 정치적 위치에 따라 ‘낙마시켜야 할’ 라이벌로 간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발목잡기는 유엔사무총장 임기가 끝난 뒤 고국에 돌아가 ‘정치적’ 지위를 맡는 게 유엔정신과 협약에 위배된다는 시비다. 문재인 전 대표가 속한 더민주당은 오래전부터 유엔 협약을 근거로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며 비난해왔다. 특히 더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반 전 총장이 귀국한 1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이미 대통령 출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그 논란에 불을 붙였다.
안 지사는 라디오에 출연해 “(반 전 총장 후임으로) 취임한 유엔 사무총장은 반 전 총장이 한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것에 유엔 정신과 협약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대에서 7대까지 모든 사무총장은 이 협약을 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 역할이나 지위가 한 국가의 외교력으로 변질되면 안 되기 때문에 국가로 돌아가 특정한 정치적 지위를 맡으면 안 된다는 것이 거의 불문율”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안 지사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금지는 법적으로 규정화 돼 있는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함마슐드를 비롯해 유엔 사무총장 출신이 총리나 국가요직을 맡았거나 공직에 출마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안 지사 측은 “현 유엔 사무총장이 반기문 사무총장의 한국 대통령 선거 도전에 대해 유엔 정신과 협약의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한 것은 확인되지 않은 발언”이라고 정정했다. 제대로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유엔 정신과 협약’을 입에 올린 것이다.
안 지사 뿐만 아니라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반 전 총장 귀국과 관련, “들어와서 잠시 쉬시라”면서 “대선 출마는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는 길이기보다 정쟁으로 뛰어들어 이미지를 실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굳이 정치권에 뛰어드시겠다면, 특히 민주당과 반대편에 서시겠다면, 저로서는 상대를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민주당이 아닌 정당이나 정파의 대선후보가 되면 혹독한 검증은 말할 것도 없고, 가차없이 공격하겠다는 경고다.
뿐만 아니라 “잠시 쉬시라”는 발언은 듣기에 따라서는 모욕일 수도 있다. 우 원내표는 반 전 총장에게 쉬라, 말라 할 위치에 있지 않다. “쉬시라”는 대선에 출마하지 말라는 소리다. 반 전 총장의 공민권을  제한하는 듯한 발언은 매우 유감이다. 국제외교 수장 출신인 반 전 총장의 국제외교 경험과 지식, 그리고 외국 정상과의 축적된 관계는 그 개인이 아니라 나라 전체의 자산이다. 꼭 대통령이 아니더라도 그 자산을 국가를 위해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근거도 없이 헐뜯고 “쉬시라”는 간섭은 자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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