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 어린이 배우 팍팍한 현실 위로
  • 이경관기자
27명 어린이 배우 팍팍한 현실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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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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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뮤지컬 ‘눈의 여왕’ 리뷰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에스크레자 타이디쿰”
 순수한 아이들이 새하얀 동화 속을 무대 위에서 재현하며 행복을 전했다.
 지난 11일 오후 7시 2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포항시립연극단은 어린이뮤지컬 ‘눈의 여왕’을 보기 위해 찾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이번 연극은 지난해 9월 모집한 포항시립연극단 제3기 어린이 뮤지컬 아카데미 어린이 배우들이 꾸미는 무대로 어린이 관객들과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많은 모습이었다.
 7시 30분 공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포항시립연극단의 설해순 사무장이 무대에 올라 어린이 배우들을 위한 많은 박수를 당부했다.
 이번 공연에는 27명의 포항시립연극단 제3기 어린이 뮤지컬 아카데미 어린이 배우들과 7명의 포항시립연극단원들이 참여했다.
 극은 주인공 ‘게르다’역을 맡은 김가연(환호여중1) 양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됐다. 무대 위 세트와 의상을 입은 김가연 양은 오롯이 그 자체로 ‘게르다’였다. 화려한 가창력과 감정표현력이 돋보였으며 주인공으로서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이들이 단체로 선보이는 군무는 극의 분위기를 압도했다. 3개월간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어 ‘게르다’의 소꿉친구인 ‘카이’가 무대 위에 등장했다.
 ‘카이’역을 맡은 양성현(제철중1) 군은 특유의 맑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며 풍부한 감정을 표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주인공 ‘게르다’는 여왕에게 납치된 친구 ‘카이’가 얼어붙은 현실의 세상으로 끌려가자 카이를 찾아 길을 나섰다.

 그 여정은 험난했다.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 버찌를 먹여 사람을 꽃으로 만들어 곁에 두는 뻐지할머니와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꽃들.
 또 따돌림 당하던 까마귀와 ‘친구가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산적의 딸, 마음이 얼어붙어 모든 것을 이성으로 해결하려하는 눈의 여왕까지. 극 중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왜곡된 우리들의 자화상이었다.
 그렇지만, 무대는 사랑스러웠다.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꽃들은 어린이 배우들의 상큼함으로 가득했고, 까마귀는 미래에서 왔는지 화려한 랩을 선보였다. 산적의 딸은 가죽자켓을 입은듯 시크하기까지 했다. 아이들의 개성을 살리는 연출력이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어린이뮤지컬 ‘눈의 여왕’은 얼어붙은 심장을 녹여주는 태양의 소녀 게르다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극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팽배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길들은 어른들에게 보내는 한 통의 편지와 같았다. 27명의 어린이 배우들은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추억이 있고, 그 추억이 있는 한 그것은 영원하다”고 말한다.
 또 사람으로 상처 받은 마음은 사람만이 위로할 수 있다는 것도 이야기한다.
 어린이배우로 참여한 황지산·황지하 남매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학교 친구들이 아닌 또래를 만나 춤도 추고 연기도 하며 너무도 즐거워했다”며 “아이들이 무대에 선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밝혔다.
 주인공 ‘게르다’역을 연기한 김가연(환호여중1) 양은 “연기와 노래를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연극단 언니, 오빠들이 말했던 무대 위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며 “남은 공연도 성공적으로 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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