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가중한 英 ‘하드 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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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확실성 가중한 英 ‘하드 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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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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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연합의 완전 탈퇴를 뜻하는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를 공식화한 것이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브렉시트 이행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안은 모두 상·하원 표결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EU와 인연은 끊되 완급은 조절하겠다는 얘기인 것 같다.
메이 총리의 발언 이후 급락세를 보이던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상승세로 돌아서 런던 시장에서 3% 급등했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이라고 한다. 반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주요 증시는 향후 브렉시트 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일제히 하락했다.
파운드화의 급등은 경제의 최대 악재로 꼽히는 ‘불확실성’이 제거됐기 때문인 것 같다. 그동안 영국의 EU 탈퇴 형태가 불투명해 ‘무늬만 브렉시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과 우려가 제기됐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번 ‘하드 브렉시트’ 선언이 영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특히 관세동맹 탈퇴가 영국에 큰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면 EU가 대신 체결해온 78개 관세협정을 적용받지 못한다. 가령 한국과 교역을 하려고 해도 별도의 관세협정을 새로 체결해 의회 비준을 거쳐야 한다. 누구보다 그런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를 선택한 것은 정치적 고려 때문인 듯하다. 한마디로 영국과 유럽은 다르다는 국민정서에 손을 든 셈이다.

EU체제 안에 머물러 자국민한테 가야 할 복지혜택을 이민자들과 나눠서는 ‘영국다운 영국’을 만들 수 없다는 여론이 바로 그것이다. 크게 보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대통령이 일찌감치 예고한 자국 우선주의와 일맥상통한다. 위태위태한 글로벌 경제에 커다란 불확실성이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다름 아닌 반(反) 세계화 바람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각국은 사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초초하게 관망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은 한마디로 ‘불확실성’의 무한 증가를 의미한다. 외교·통상·안보 등 국제관계 전반에서 종전의 룰이 깨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부터 격렬히 판을 흔들고 있다. 그의 말 한마디, SNS 글 한 줄에 금융시장과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휘청거린다.
예컨대 현대차는 그의 ‘국경세’ 압박에 굴복해 향후 5년 간 3조6000억원을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너무 비싸다’는 트럼프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이런 사례들에서 읽을 수 있듯이 트럼프의 정책 구상은 ‘자국 우선주의’로 수렴된다. 이는 곧 외교·안보 분야의 고립주의요, 통상 부문의 보호무역주의이다. 수출 주도형인 한국경제에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서울청사에서 제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일자리 확대, 창업 지원, 쌀 수급 안정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선언이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관련한 언급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가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강한 달러’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의도를 모르겠다. (상황을) 살펴 보겠다”고 말한게 전부다. 일자리, 창업, 쌀수급 모두 중요한 경제 현안들이다. 하지만 나라 밖 정세의 역동성에 견주어 정부의 움직임은 좀 느긋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런 느낌과 인상이 쌓여 국민의 대 정부 신뢰도를 결정한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더 분발했으면 좋겠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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