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1년~10개월’? - 나라 누가 지키나
  • 경북도민일보
‘군 복무 1년~10개월’? - 나라 누가 지키나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7.0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대권 후보들이 ‘군복무 단축’을 또 들고 나왔다.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아도 풀벌레 소리로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듯 ‘군복무 단축’이라는 달콤한 공약이 난무하는 것을 보니 대통령선거가 다가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고질(痼疾)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판 간담회에서 군 복무 기간을 “1년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 복무기간 18개월이 정착되면 앞으로 장기에 걸쳐 더 군 복무기간을 단축할 여지가 있다”며 그같이 주장했다. 비록 ‘장기간’이라는 전제를 깔았지만 안보 현실을 무시한 주장에 가깝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군복무기간 ‘18개월’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임기 중 복무기간을 22개월로 단축했을 뿐 ‘18개월’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그 다음 이명박 정부는 ‘22개월’을 유지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과거 3년 넘게 군복무를 해온 장년층 이상과 비교하면 ‘22개월’은 결코 긴 기간이 아니다. 그런데 그걸 ‘1년’까지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더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이 가만 있을리 만무하다. 그 역시 17일 새 저서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를 통해 선택적 모병제로 현재 군 복무기간을 10개월까지 단축하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1년’ 주장을 찜쪄먹는 공약이다. 뿐만 아니라 선택적 모병제도 들고 나왔다. 기가 막힌다.
문재인·이재명 두 사람의 ‘군복무단축’ 공약에 같은 당 안희정 충남지사는 방송에 출연, “민주주의 선거 입후보자는 정책과 방향, 가치를 우선으로 해야지 당장 특정 계층의 표를 의식하는 공약은 위험하다”고 정면 비판했다. 군 입대를 앞둔 ‘특정계층’을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안 지사의 상식적 판단을 높게 평가한다.
또 같은 야당인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이재명 두 사람의 복무기간 단축 공약을 언급하며 “실현 가능성을 고려 안 하고 이렇게 발표해도 되느냐”며 “청년들이 젊은 나이에 중요한 시기를 군 복무로 보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출산 시대에 종합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최고위원도 “군복무 단축은 귀가 뜨이는 것”이라면서도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가 흔들리고 포퓰리즘으로 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복무기간 단축은 군병력 감축으로 직결된다. 그런데 현재 북한 병력은 정규군만 120만 명이 넘는다. 우리는 그 절반인 60여만 명이다. 또 복무기간을 10개월~1년으로 단축하면 기본군사훈련을 마치기에도 짧은 시간이다. 전투력을 강화하는 전문훈련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채 전역해야 한다. 그런데도 대선이 가까워오자 “군복무 단축”이다. 평소에는 왜 그 주장을 하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군복무기간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는 “북한은 투표권을 17세부터 부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투표연령을 북한이 앞섰다는 식으로 평가하면서 왜 군복무기간은 북한을 예로 들지 않는지 정말 의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