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단독언론’ 시대가 열리고 있다
  • 정재모
‘1인 단독언론’ 시대가 열리고 있다
  • 정재모
  • 승인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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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지난 설 연휴는, 정치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부여됐었다. 대선 예비후보들에 대한 여론의 흐름이 가족 밥상머리에서 형성되리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그건 언론과 예비후보 등 정치판 사람들의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필자가 연휴 동안 만난 이들로부터 가장 자주 들은 건 단연코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과 1인 방송 정규재TV가 벌인 인터뷰 이야기였다.
 인상 깊었던 건 인터뷰 내용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그걸 평가한 신문 방송 등 기성 매체들의 논평 자세에 대한 ‘밥상머리 논평’이었다.
 달포 동안 유폐되어 말을 거의 않고 있던 대통령과의 인터뷰는 모두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비록 보수논객의 1인 방송과 가진 인터뷰지만 다수 국민들은 그것을 오롯이 지켜봤다. 그 직후 국민들은 각 신문 방송이 일제히 쏟아낸 논평도 듣고 보았다.
 신문 방송들은 대체로 대통령이 탄핵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사소한 것들만 말했다고 비판했다. 동정심 유발을 노린 자기변명 뿐이었다고 폄훼한 거다.
 일테면 ‘청와대의 굿’ ‘밀회’ ‘정유라가 딸’ 따위의 루머에 대한 해명뿐이었다는 거였다. 정작 탄핵의 본질 사안은 한마디도 언급이 없었다고 논평했다.
 최순실에게 가당찮은 정부 공식 일을 맡기다시피 하고, 그가 기업들의 돈을 협박하여 뺏어내는 데 공범 역할을 했던 ‘대통령 자신의 반 헌법적 국정농단에 대해선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는 논평이었다.

 또 그런 답변만을 유도한 인터뷰어에 대한 지적도 신랄했다.
 그러나 내가 듣고 본 설 민심은 오히려 이러한 신문 방송의 비판 자세를 나무라는 쪽이었다. 언론들이 그동안 박 대통령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까발리는 데 비중을 둬 왔으면서㎠, 그에 대한 해명이나 반발은 왜 무의미하냐는 거였다.
 매체들은 그동안 다른 매체에서 뭘 하나 터뜨리면, 우리도 질 수 없다는 듯이 이상한 풍문에 얼마나 혈안이 되어 매달렸던가. 신문 방송 할 것 없이 펼치고 틀었다 하면 ‘단독’ 보도라는 꼭지들이 수개월째 판을 쳐온 그 이성 잃은 경쟁 행태를 나무라는 거였다.
 굿이니 밀회니 하는 것들을 ‘단독’이란 이름으로, 큰 뉴스나 되는 듯 경쟁적으로 쏟아낸 건 바로 언론매체들이었다. 그런 언론이 ‘탄핵 본질과 동떨어진 시시한 것들이나 인터뷰에서 얘기하느냐.’고 지적할 자격이 있을까. 사람들은 그렇게 언론을 책망했다.
 K스포츠재단 따위를 앞세워 기업 돈을 불법 강탈한 공동범행, 사인(私人)에게 국가 인사를 좌지우지케 한 국정농단 같은 게 탄핵의 본질인데 이에 대한 건 왜 한 마디도 묻지도  답하지도 않았느냐는 혹평에 대해서도 민심은 반문했다. “만약 그 같은 것을 묻고 답했더라면 언론은 특검이 수사 중이고,헌재가 탄핵 심판 중인 사안에 부당하게 끼어들었다며 그 저의를 의심하고 나섰을 것 아닌가?”
 옳은 생각인지 아닌지는 별개문제고, 우리 민심의 사유(思惟) 수준이 여기까지 와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언론의 비판이나 논평을 구관조처럼 흉내 내는 걸로 지식인 행세하던 시대는 갔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적인 1인 방송이요, 1인 신문인 시대다.
 숱한 신문 방송 놔두고 왜 하필 보수논객이 일방적으로 운영하는 1인 방송과의 인터뷰냐고 했다.
 하지만 민심은 기존 언론들이 자기네 입맛에 맞는 것만 보고 듣고 말해온 행태는 왜 자성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자기가 일방적인 건 괜찮고 남은 그래선 안 된다는 논리냐는 거다.
 국민들은 기존 언론들이 마치 코를 고는 사람과 같다고 냉소한다. 남의 코고는 소리는 언짢게 들으면서 남이 자기의 코골이를 말하면 ‘내가 언제 코 골았느냐’며 역정을 내는 것과 같다는 거다. 스스로 깨닫지 못한 독선을 남이 일러주면 그럴 리 없다며 듣지 않는 태도 말이다.
 기실 지금껏 언론들은 그런 형국이었다. 그러나 이제 SNS 시대를 맞아 국민 각자 단독의 언론 시대가 열렸다. 반면 걸핏하면 ‘단독 보도’임을 자랑하는 기성 매체들의 신뢰도와 권위는 낮아지고 있다. 기성 매체들은 그걸 겸허히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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