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새누리당이 새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결정했다.
지난 2012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교체한 지 5년만이다.
‘새누리’는 한자로 ‘신천지(新天地)’ 또는 ‘신세계(新世界)’가 된다.
이 때문에 한때 ‘새누리=신천지’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으로의 당명 개정은 새누리당의 박근혜대통령 색깔 지우기로 보인다.
최순실 사태 이후 한때 40%를 육박하던 지지율이 10% 초반으로 곤두박질 친 뒤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새누리당 창당의 산파로, 1호 당원인 박 대통령이 자진탈당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이 할 수 있는 고육책(苦肉策)인 셈이다.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개명한다고 그동안 쌓인 부정적 이미지가 해소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름은 이름일 뿐 본질이 변화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을 망친 암적 존재들이 당내에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에서의 개명은 더욱 의미가 없다.
더구나 교체 당명에 대해서도 이미 비아냥대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중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약칭을 ‘자유당’이라고 비꼬고 있다. 국민들은 이미 ‘사사오입’, 부정선거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자유당’과 동일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자유한국당’은 약칭을 ‘한국당’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민들의 뇌리에서 부정부패(不正腐敗)의 대명사였던 자유당이 떠오른다면 그 개명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이다.
이는 사고뭉치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겠다며 ‘이완용’ 이나 조폭 두목 이름으로 개명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는 김춘수 시인의 ‘꽃’ 시구(詩句)처럼 사람들이 불러주지 않는 이름은 무의미한 몸짓일 뿐이다.
더구나 부정적이고, 놀림 받는 이름은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
새누리당은 자유당 시절이 무척 그리울 줄 모르나 국민들은 자유당 시절이 전혀 그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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