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먹어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맛
  • 정운홍기자
한번 먹어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맛
  • 정운홍기자
  • 승인 2017.0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남의 맛, 안동식혜
▲ 안동의 대표적인 전통 향토 음식인 안동식혜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안동식혜는 아삭아삭 씹히는 무의 식감과 매콤달콤한 시원한 국물의 조화로 찾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안동식혜를 담그는 모습.
▲ 포장해 판매하는 안동식혜.
▲ 안동식혜 차림상.

[경북도민일보 = 정운홍기자]  안동에는 ‘안동식혜’가 있다.
 아삭 아삭 씹히는 무의 식감과 매콤달콤 시원한 국물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안동식혜.
 안동식혜는 전국에서도 안동문화권에서만 전해지는 대표적인 전통 향토음식으로 안동간고등어, 안동헛제삿밥, 안동찜닭 등과 함께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안동식혜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동해안의 어식혜(魚食醯)와 소식혜(蔬食醯)에서 파생된 음식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생선이 귀한 내륙지방으로 전파되면서 자연스럽게 생선이 빠지고 엿기름, 무와 생강과 같은 채소, 고춧가루 등이 추가돼 현재의 형태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여년 전에는 타 지역 사람들에게 안동식혜는 생소한 음식이었다.
 보통‘식혜’라고 하면 밥알이 떠있는 단맛의 감주계 음청류를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안동에서는 이를 ‘감주(甘酒)’라고 부르고 고춧가루 물에 잘썬 무와 ‘잣’이나 ‘땅콩’이 고명으로 띄워진 것을 ‘식혜’라고 부른다.
 안동식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고 한다.
 먼저 달콤한 ‘식혜(감주)’를 예상했다가 불그스레한 색깔에 놀라고, 한 숟갈 입안에 넣으면 알싸한 생강의 진한 향과 매콤하면서도 달큰하고 시원한 맛에 처음 먹는 사람들은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맛에 놀란다.
 또 안동식혜는 중독성이 강한 음식이다. 한 번 맛을 들인 사람들은 절대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계속 찾게 된다.
 느끼한 음식을 먹은 후 자연스럽게 안동식혜를 떠올리는 자신에게 놀란다고 한다.

 △과거 상류층만 먹었던 특별한 음식
 안동식혜가 안동 지역 고유 음식인 것은 사실이지만 옛날에는 보편적으로 즐겨 먹던 음식이 아니었다.
 1930~40년대 당시 안동식혜 대신 점주나 감주를 보편적인 잔치음식으로 사용했고 안동식혜는 상류층 사람들이 먹었던 특별한 음식이었다.
 당시 고춧가루나 생강, 마늘 등은 대량 재배되기 전까지 값이 비싼 재료였다.
 그래서 서민 가정이나 그렇게 부유하지 못한 양반집에서도 안동식혜는 쉽게 만들어 먹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 안동에 사는 80~90대 어른들도 어렸을 적이나 젊은 시절에도 당시에는 안동식혜가 있다는 말을 들어봤을 뿐, 먹어본 적은 없었다고들 한다.
 안동식혜는 일반 식혜와 태생부터 다른 음식이다. 찹쌀이나 멥쌀로 고두밥을 만들어 엿기름 물에 넣는 과정까지는 일반 식혜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일반 식혜는 엿기름 물에 고두밥을 넣고 ‘끓여서’ 만들지만 안동식혜는 끓이지 않고 상온에서 5~6시간 가량 삭혀내는 발효음식으로 ‘담근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일반 식혜는 상온에 오래 두면 쉽게 상하지만 안동식혜는 상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효가 되면서 식초가 된다.
 실제 안동사람들은 명절날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소화제 대용으로 안동식혜를 먹고, 또 남은 식혜로 초를 만들어 조리용이나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안동식혜는 우리 전통의 유산균 음료인 것이다.
 또 심폐기능을 강화하는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과 모세혈관을 넓혀주는 생강, 항산화 기능을 하는 무의 베타인 성분 등이 고혈압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안동식혜 담그는 법
 안동식혜를 만드는 재료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보통 무, 찹쌀, 엿기름, 생강, 잣, 설탕, 고춧가루와 물이 들어간다.
 시원한 맛을 더하기 위해 배를 채썰어 넣거나 달콤한 맛을 위해 대추, 밤을 곁들여 넣기도 한다. 잣은 고명으로 올리는데 땅콩을 대신 쓰기도 한다.
 먼저 불려놓은 찹쌀이나 멥쌀로 고두밥을 찐다. 요즘에는 전기밥솥에 물을 적게 넣고 고두밥을 만들기도 한다.
 엿기름은 채로 걸러 뿌연 엿기름물을 만들어 3~4시간 정도 가라앉혀 맑은 물만 쓴다.
 무는 깨끗하게 씻어 채를 썰거나 정사각형으로 작고 얇게 깍둑썰기 해 찬물에 살짝 담갔다 건진다.
 옛날에는 채썬 무를 흔히 썼지만 최근에는 먹기 편하도록 주로 깍둑썰기를 한다.
 다진 생각을 채로 걸러 알싸한 생강즙을 만들어 놓고 맑은 엿기름물에 고운 베보자기에 고춧가루를 넣은 것을 넣고 치대어 붉은색을 낸 뒤 생강즙을 넣어 섞어둔다.
 미리 썰어둔 무와 식힌 고두밥을 항아리에 넣고 붉은색을 낸 엿기름물을 부어 잘 섞은 뒤 밀봉한다.
 항아리를 30~40도 정도의 장소에서 5~6시간 정도 발효시키면 붉은 빛이 주황빛으로 변하면서 밥알이 물 위로 동동 뜨게 된다.
 이때 재빨리 저온에서 식혀 하루 정도 냉장보관하면 안동식혜가 완성된다.
 잘 숙성된 안동식혜에 잣이나 볶은 땅콩, 채 썬 밤 등을 고명으로 띄워 먹는다. 살얼음이 생길 정도의 온도에 보관하면 더 장기간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레시피 대중화로 전국·세계로 확산
 안동식혜는 2009년 안동식혜영농조합법인에서 안동전통음식으로 상품화를 시작해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음료로 알려지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안동식혜를 만드는 레시피(조리법)가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고 있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쪄내는 고두밥 대신 밥솥에 밥을 하고, 전기밥솥을 이용해 손쉽게 숙성시키는 방법도 있다.
 만들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는 전통음식의 고정관념을 탈피해 새로운 레시피로 전통음식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2017 Fitur 국제관광박람회’에서 안동식혜를 선보이면서 이제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