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의 아이 울음소리는 축복이다
  • 이진수기자
영주의 아이 울음소리는 축복이다
  • 이진수기자
  • 승인 2017.0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영주의 한 병원에서 잇따라 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영주시는 지난 2014년 8월 영주기독병원에 분만산부인과를 설치 운영했다.
 그로부터 2년 4개월 후인 지난해 말까지 이 병원에서 무려 300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지방에서 아이 울음소리 듣기 힘든 요즈음 영주에서 연간 130여명의 아이가 탄생한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신생아 탄생은 곧 결혼 인구와 비례한다.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기 때문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취업·연애·결혼 등을 포기한 젊은 세대들의 사회적 현상을 두고 3포 또는 5포 세대라 불렸다.
 요즈음은 포기해야 하는 수가 너무 많아 N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결혼과 출산은 경제적 현실과 직결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싶어도 이를 뒷바침해줄 경제적 여력이 없으면 하기 힘든 현실이다.
 그래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장기화되는 경기불황으로 별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의 중소 도시인 영주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그치질 않는 것은 무엇보다 지자체의 노력과 역할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영주기독병원은 2012년 5월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분만실이 폐쇄됐다. 사정이 이러하니 출산 가정에서 산전 진찰과 분만을 위해 수십 킬로미터나 떨어진 원거리 도시의 병원으로 이동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분만산부인과가 없는 지방에 거주하는 산모와 가족들은 분만 이동에 따른 불편은 엄청나다.

 다급한 마음의 운전 부주의, 한밤 중 또는 눈·비 내리는 날 악천후 속의 장거리 이동은 신생아나 산모에게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불안과 공포를 온전히 감내해야만 한다.
 이는 새생명의 탄생이라는 기쁨과 축복에 앞서 하나의 고통일 것이다.
 영주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분만 취약지 지원사업 공모에 응모해 영주시와 기독병원이 지원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 병원은 시설, 장비비, 운영비 등 15억원을 지원받아 분만실, 신생아실, 입원실과 초음파진단기, 전신마취기, 이동식 보육기 등 의료장비를 구비했다.
 특히 산분인과 전문의 2명과 간호사 8명의 전문인력에 24시간 분만체계를 갖춰 거점 산부인과 역할을 하고 있으니 산모들로서는 든든하기 짝이 없다.
 또 출산장려시책으로 신생아 케어 서비스 등 임산부와 가임 연령층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지역 사회도 출산 장려를 위해 두팔 걷고 나섰다.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은 이 병원 출생아에게 유아의자 지원사업을 실시하는 출산장려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자체와 지역 기업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한의사회는 한방 지원을, 약사회는 구급함을 지원하고 심지어 동네 사진관은 신생아 출생 축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이 탄생이 지역사회의 경사이며 축복이다. 영주시의 출산 친화적인 특화된 의료 서비스 제공과 지역사회의 공동 노력은 타 지자체에서도 배울만 하다.
 출산에 따른 몇 푼의 돈을 지급하는 것보다 영주처럼 산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있는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소백산 기슭의 영주에서 오늘도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이러한 것들이 선행됐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