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영화‘루시드 드림’서 아들 잃은 아빠 역할 위해 일주일 만에 18㎏ 찌웠다 빼
배우 고수(39·사진)는 영화 ‘루시드 드림’에서 초반에 배가 불룩 나온 아저씨 몸매를 선보인다.
다비드 조각상처럼 잘 생겨 ‘고비드’라는 별명이 붙은 그에게 조각 몸매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반전 몸매에 깜짝 놀랄 법하다.
그러나 아들이 납치당하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설정이 시작되면 고수는 바짝야윈 모습으로 나온다.
고수는 ‘루시드 드림’을 위해 몸무게를 80㎏ 후반까지 늘렸다가 다시 17~18㎏가량 감량했다고 했다.
고수는 “처음에는 보통 아빠들의 평균적인 몸매를 보여주려 했다”며 “나중에는 아들을 잃은 대호가 3년 동안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어하며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체중을 뺐다”고 했다.
“제가 영화의 90%가량 등장하기 때문에 김준성 감독님이 제게 살을 뺄 시간을 일주일 정도 주셨어요. 살을 찌울 때는 무조건 꾸역꾸역 먹었는데, 뺄 때는 한 끼 먹은 뒤에는 두 끼를 쉬고, 그다음에는 한 끼 먹고 세끼를 쉬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고수는 그러나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조절하는 것은 배우로서 기본자세”라며 체중 감량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는 것을 쑥스러워했다.
고수는 그동안 영화 ‘덕혜옹주’(2016), ‘상의원’(2014), ‘집으로 가는 길’(2013)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2009)와 드라마 ‘옥중화’(2016), ‘황금의 제국’(2013)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다.
2012년 결혼해 현재 아들과 딸을 둔 그이기에 가족을 잃은 아픔을 연기하는 소회가 남달랐을 법하다. “제가 결혼하고 자녀를 뒀기 때문에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된 측면은 있죠. 그러나 시나리오만으로도 몰입하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아요. 부모와 자식 간의 감정은 누구나 느낄 수 있으니까요.”
고수는 전날 ‘루시드 드림’ 언론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함께 출연한 강혜정이 시사회 도중 고수에게 티슈를 건네줬다고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그렇지, 절대 운 것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대호의 감정이 제게 잘 와닿았다”면서 “연기할 때도 아들을 잃은 처절한 감정을 기본으로 아들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과 진심이 관객에게 잘 전달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루시드 드림’은 납치된 아들을 자각몽(루시드 드림)을 통해 찾는다는 내용이다. 고수는 극 중 꿈속과 현실을 오가며 긴박한 추격전을 벌인다. 꿈을 소재로 한 만큼, 그도 실제 악몽에 시달렸는지 궁금했다.
“신인 때는 인터뷰나 홍보를 앞두고 매번 악몽을 꿨죠. 입이 돌아가는 꿈이었어요. 사실 제가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어요. 몇 해 전부터는 그런 꿈은 꾸지 않지만요.”
실제 만나본 고수는 굉장히 진중하고, 말투도 느린 편이었다. 모든 질문에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듯 신중하게 답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예열 기간’이 지나자 말문도 트였다. 배우로서 계획을 묻는 말에는 긴 답변이 돌아왔다.
“저는 늘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찾아다니는 편입니다. 제 출연 분량을 떠나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죠. 연기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영화를 찍은 과정을 설명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요. 제가 이렇게 찍었으니, 관객들도 이렇게 느껴달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주제넘은 일이니까요. 저는 그냥 스크린에서 나오는 제 모습 그대로 관객들과 호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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