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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포항이 회색빛 산업도시에서 풍성한 문화의 도시로 거듭났다.
포항시는 지난 16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포항문화재단 출범 축하음악회’를 가졌다.
뜨거웠던 이날 현장을 찾아봤다.
이날 오후 7시 15분 포항문화예술회관은 문화재단 출범 축하 음악회를 찾은 시민들로 붐볐다.
대공연장을 가득 채운 1000여명의 관객들은 클래식계의 스타 지휘자 여자경 지휘자에 대한 기대감과 협연자로 나서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알앤비 가수 김조한에 대한 기대감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공연에는 이강덕 포항시장, 문명호 포항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류영재 포항예총회장, 박성희 포항음협지부장 등 지역의 문화계 인사 등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음악회는 포항시립교향악단이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작품 46의 8’로 시작됐다.
무대 위에 오른 여자경 지휘자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포항시향을 이끌었다.
슬라브 민족의 향토정서를 담았다고 해 ‘민족음악의 정화’라는 칭송받고 있는 이 곡은 포항시향의 손끝에서 새롭게 탄생됐다.
집시 풍의 열정적인 리듬에 민요 가락의 소박한 선율이 이어지며 감동을 전했다.
이어 두 번째 무대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가 연주됐다.
협연자로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무대에 올랐다.
이 곡은 ‘군대적 기풍’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곡으로 베토벤의 ‘남성성’을 만날 수 있었다.
포항시향과 어우러지는 김정원의 피아노 연주는 화려한 기교와 함께 큰 울림으로 다른 차원의 음악적 세계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20분에 달하는 1악장 연주에 이어 차분하고 부드러운 선율의 2악장이 연주됐다.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다 고운 자태를 자랑하며 피어나듯, 김정원의 연주는 수줍으면서도 고고했다.
3악장은 다시 빠르고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40여분에 달하는 이들의 연주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화답했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은 포항시민들의 앙코르 요청에 리스트의 ‘사랑의 꿈’을 연주했다.
이어 울산시립합창단과 포항시립합창단의 100인조 연합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포항시향과 함께 베르디의 ‘개선행진곡’과 안인태의 ‘한국환상곡’을 연주했다.
두 곡 모두 포항문화재단을 통한 지역문화의 도약을 염원하는 포항시민들의 마음을 표현한 듯 웅장하며 경건했다.
아름다운 연합합창단의 화음과 포항시향의 연주, 또 그것을 섬세하게 끌어가는 여자경 지휘자의 지휘까지 더해져 포항문예회관 대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무대의 마지막은 국내를 대표하는 알앤비가수 김조한이 무대에 올랐다.
김조한은 첫 곡으로 알캘리의 ‘I Believe I Can Fly’를 불렀다.
김조한 특유의 화려한 제스처와 바이브레이션 등을 만나볼 수 있었던 곡으로 포항시향의 연주로 곡이 더욱 풍성하게 완성됐다.
이어 자신의 히트곡 ‘사랑에 빠지고 싶다’와 ‘이 밤의 끝을 잡고’를 선보였다.
그가 ‘사랑에 빠지고 싶다’를 부르자 관객들은 손을 흔들기도 하고, 저마다의 사랑을 떠올리며 아련한 기억 속에 빠지는 모습이었다.
포항시민들은 열정적인 그의 노래에 기립과 뜨거운 환호를 보내며 연신 앙코르를 외쳤다.
그는 무대에 다시 올라 비트박스와 랩을 통해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며 ‘I believe’와 ‘천생연분’을 불렀다.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고 박수를 치며 이날 음악회의 대미를 함께 장식했다.
이날 음악회를 관람한 구미애(26) 씨는 “이날 연주회를 이끈 여자경 지휘자의 섬세한 지휘에 압도됐다”며 “포항시향과 협연자로 나선 김정원과 김조한, 연합합창단까지 풍성한 무대였다”고 감동을 전했다.
또 다른 관객 이현숙(59) 씨는 “클래식 연주에 대중가수의 공연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며 “포항문화재단을 통해 지역에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문화재단 출범을 통해 포항이 회색빛 산업도시에서 풍성한 문화도시로 변화할 것”이라며 “오늘 공연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열망이 바로 포항문화재단과 포항문화를 튼튼히 살찌우는 영양분 될 것이다. 포항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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