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과 사임, 무엇이 먼저면 좋을까
  • 정재모
탄핵심판과 사임, 무엇이 먼저면 좋을까
  • 정재모
  • 승인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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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지금 진행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내달 13일 이전에 내려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커 보인다. 자칭 타칭 정치·사회 전문가들이나 날고 긴다는 논객들이 다수 그렇게들 예측하고 있다. 그 예측에는 헌재(憲裁) 구성원 재판관들 워딩의 암시가 어떻고 탄핵 공방의 양측 입장들에 대한 세평이 어떻고 하는 따위 나름대로의 온갖 방증자료들이 동원되고 있다. 그 때문에 이런 예측들은 전혀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도 느껴진다.
 예측은 또 심판 결과까지도 거리낌 없이 내놓고 있다. 대략 탄핵이 인용(認容)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곧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직을 박탈하는 쪽으로 선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듯하다.이 또한 여러 가지 정황들과 깜냥의 분석력을 바탕으로 한 것들이어서 허투루 듣고 흘릴 말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런 예측들이 결과적으로 들어맞는다면 그 이후는 국민 누구라도 상식으로 예측할 수 있다. 대통령은 끌려 내려오고 대선은 그로부터 두 달 이내에 치러지고
새 대통령은 대선 다음날 청와대에 들어갈 것이다. 거기까진 확실한데 그 다음은 모든 국정이 일시에 정상화되고 나라는 생명력 넘치도록 힘차게 발전해나갈까? 이런 의문에 대한  예측은 현재로선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탄핵이 인용되어 직을 잃게 되는 순간 대통령은 앞 ‘전’자의 수식을 받게 된다. 동시에 뇌물죄 등 여러 가지 죄목에 연루된 형사피의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일 거다. 수의를 입고 수갑을 찬 모습을 국민들은 TV를 통해 한동안 신물나게 보게 될 것이다. ‘촛불’과 그 지지 국민들은 쾌재를 부르면서 심사가 후련해지는 상황이 펼쳐질 것인가. 그야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태극기’와 그 동조 국민들의 눈은 뒤집혀지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 다음은?

 내란 수준의 사회 혼란이 폭발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이른바 정치 전문가들이나 내로라하는 논객과 기자들이 신문의 글이나 종편 방송 출연을 통해 다수 그렇게들 내다보고 있다. 광장에 나온 저들의 열기를 봤을 때 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은 정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지점을 우려하는 ‘지성(知性)’들은 제안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두 가지다. 하나는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고 대통령은 그 직후 자신이 이미 도덕적 권위를 잃었음을 인정하여 사임하라는 처방이다. 그러면 탄핵정국이 깔끔하게 마무리될 수 있다는 거다. 또 하나는 탄핵 심판이 나기 전에 대통령이 먼저 스스로 하야하라는 거다. 물론 이 제안에는 전제가 붙어 있다. 사임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든 사법조치를 중단하는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여야 4당과 대선후보 전원이 합의하라는 거다.
 전자와 후자 모두 국내 유력 일간지에 실린 유명 논객들의 제안이다. 둘 다 나라를 걱정하는 심사는 같은데 그 걱정되는 상황을 피하는 방법의 절차적 진행 순서는 정반대다. 전자는 대통령이 흔쾌히 제안을 수용할지가 미지수다. 더욱이 후자의 것은 모든 대선 후보와 여야 4당이 모든 사법조치를 중단하는 특별법을 만들라는 비현실적인 난제까지 충족돼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두 가지 방안이 탄핵 결정 후에 예상되는 내전 수준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비껴갈 수 있는 길이란 의견에 동의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라 본다. 필자도 그렇다. 그런데 어느 쪽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좋을까. 대통령과 헌재와 탄핵심판을 청구한 국회 모두가 자기중심적이 아닌 ‘나라 중심’적으로 무겁게 생각해야 할 시급한 화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촛불 주도세력 태극기 주도세력, 정치권 너나없이 선도적으로 이 점에 대해 지체 없이 숙고하고 서둘러 결론을 내려 야 할 시점이다.
 그게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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