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 후보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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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 후보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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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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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앞둔 연예인 속속 `커밍아웃’

 대선을 앞두고 연예인들도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커밍아웃’이 시작됐다.
 최근 탤런트 이덕화를 비롯해 유인촌, 이상룡, 정흥채, 이종원 등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하고 나선 데 이어 11일에는 설운도를 주축으로 김수희, 김수미, 선우용녀, 이영자, 전원주, 이경진, 이용식 등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여권에서도 후보들이 압축되며 경선 구도가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연예인들의 지지 움직임이 수면 위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수 조영남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행사에서 축가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선거 때만 되면 트로트 가수에 러브콜 쏟아져
 평소에는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던 연예인들이 지지 정당이나 후보를 공개하며 나설 때 대중은 흥미를 느끼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한다. 좋아하던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른 행보를 보일 때 실망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더욱 친밀감을 느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됐든 일단 관심을 끈다는 것.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섭다는 세상에서 연예인들의 지지 선언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후보들에겐 든든한 원군이 된다. 이 때문에 자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는 연예인들도 있지만 각 후보 캠프에서 먼저 연예인들을 접촉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선거 당시 인기가 높거나 평소 이미지가 좋은 연예인일수록 한번쯤은 손을 잡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트로트 가수들에게 유독 `러브콜’이 많이 가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유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노래이고 그 중에서도 트로트가 유세장에 모이는 `어르신’들의 취향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또 멜로디가 쉬워 선거 구호나 공약에 맞춰 개사했을 경우에도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연예인들이 여야로 갈려 공개적으로 대선 후보 지지에 나선 것은 1987년 13대 대통령선거가 시작이었다. 72년 10월 유신 이후 한동안 대통령 직선제가 봉쇄됐고 그이전에는 연예인들이 감히 야당 후보를 지지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지난 2002년 대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연예인들이 전면에 나섰다. 이덕화, 최수종, 심현섭, 박철 등은 이회창 후보를 열성적으로 지지하고 나섰고, 김흥국은 정몽준 후보를 적극 도왔다. 또 신해철, 윤도현, 문성근, 명계남 등은 노무현 후보의 든든한 원군이었다. 배우 문소리와 박찬욱 감독 등은 민주노동당을 공개 지지했다.
 ◇예전에는 줄 잘못 서면 괘씸죄
 프랑스나 미국 등에서는 배우나 가수들이 정치적 발언을 적극적으로 하고 지지 정당이나 후보를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일찍부터 관례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는 이른바 줄을 잘못 선 죄(?)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피해를 보는 연예인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정치인과 친하다는 이유로, 혹은 평소 야당 성향이라는 이유로 방송이나 영화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는 부지기수였고 심지어는 전두환 대통령과 닮았다는 이유로 탤런트 박용식은 제5공화국 내내 TV 출연을 금지 당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전 프로복서 유제두 씨는 “75년 WBA 주니어미들급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딴 뒤 박정희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김대중 전 신민당 대통령 후보에게 인사를 갔다는 이유로 미운 털이 박혀 이듬해 2차 방어전 때 정보기관에서 약물을 넣어 내가 패배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87년 이후 민주화가 됐어도 한동안 야당 후보 지지를 선뜻 선언하고 나선 연예인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권력으로부터의 압력이 눈에 띄게 사라지면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연예인들이 늘기 시작했다.
 ◇압력 사라졌어도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려
 권력의 압력은 사라졌어도 선거운동기간 본업보다 `선거 도우미’ 역할에 열중했던 연예인들은 선거가 끝난 뒤 이런저런 이유로 후유증을 앓는다.
 단적으로 2002년 대선 때 인기 고공비행 중이던 심현섭과 박철이 이회창 후보의 패배 후 한동안 활동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했던 것이 그렇다.
 선거에 승리한 문성근과 명계남 역시 정치색이 너무 짙게 덧씌워져 연기계 복귀가 순조롭지 못했다.
 정몽준 후보를 지지했던 김흥국도 정몽준 후보가 선거 전날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철회하게 된 정황과 맞물려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선거의 승리나 패배에 관계없이 정치인에 발을 들여놓은 연예인들은 상처를 입기 쉽다.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풍토 역시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지지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전국구 국회의원이 되거나 장관, 혹은 정부 산하기관장 등으로 임명되는 사례도 있어 논공행상 시비를 빚기도 한다. 반대로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런 기회를 얻기 힘든 것은 물론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불이익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올 대선에도 많은 연예인들이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기 시작했다.
 과거 한때 연예인들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힘에 굴복해 선거에 관여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오로지 연예인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인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 자체가 정치적 소신일 뿐 아니라 선거 결과에 따른 득실 계산도 충분히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과연 누가 패할 것을 생각하고 선거판에 뛰어들겠는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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