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는 운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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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는 운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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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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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려한 휴가’서 민주화 투사된 택시기사 역 맡은 김상경
 
“이런영화 다시 만날까” 2007년에 꼭 필요한 영화 내가 맡았을 뿐
5·18 속 동생 잃는 씬에선 7시간 동안 눈물 안 멈춰

 
 
“영화는 제가 잘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연기 준비나 몰입이야 배우라면 누구나 다 하는 거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번 영화를 골랐다기보다 이 시점에서 만들어져야 하는 영화였는데 운 좋게 저한테 온 거죠.”
배우 김상경(35·사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운명론적 인생관이 느껴진다. 그는 `운이 좋았다’는 말을 1시간 남짓한 인터뷰에서 다섯 번도 넘게 꺼냈다. 그러나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으로 넘나들며 관객과 만나 온 그가 과연 운으로만 현재의 자리에 도달했을까.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ㆍ제작 기획시대)에서 그는 하나뿐인 가족인 동생을 뒷바라지하고 동네 처녀를 남몰래 사랑하는 평범한 택시기사이지만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민주화 투사가 되는 강민우 역할을 맡았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을 찍고 나서 “이런 연기를 다시 할 수 있을까”라고 했던 그는 이번 영화의 개봉을 2주 앞두고는 “이런 영화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아직도 제 연기의 1번은 `극장전’이에요. 하지만 `화려한 휴가’에서의 연기는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보기 좋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편안한 연기예요. 웃어야 할 때 웃고, 슬플 때 울고, 화를 내야 할 때는 내고. 정극 연기로서는 이제까지 중에 최고 정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영화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은 거죠.”
 그는 `화려한 휴가’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연기보다도 영화 자체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더 힘을 쏟았다. 그가 설명하는 이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모든 연령대의 관객이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사람들은 민주화라는 단어를 한 번도 말하지 않아요. 소위 `먹물’들이 만들었다면 접근 방법 자체가 바뀌었겠죠. 2007년에 필요한 영화는 그런 게 아닙니다. 계급과 사회적 지위, 권력을 불문하고 대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실제로 시사회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집중하고 봐서 깜짝 놀랐어요.”
 동생이 군인들의 총탄에 맞아 쓰러지는 일은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가르는 중요한 전환점이자 김상경이 연기한 캐릭터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는 사건이다.
 동생이 자신의 눈앞에서 쓰러지자 만류하는 손길을 뿌리치고 총탄이 빗발치는 거리로 뛰쳐나가는 그의 연기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유리창이 여기저기에서 산산조각이 나고 파편이 날아다니는 이 장면은 단 한번에 `오케이’를 받았다.
 이 장면에서 김상경의 연기에 대해 김지훈 감독은 “어디에서 저런 표정이 나왔을까 정말 놀랐다”고 평가했다.
 “5ㆍ18 때 돌아가신 분들이 도와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장면은 연기 생활 10년에도 경험하지 못한 일입니다. `컷’ 사인이 떨어졌는데 눈물이 7시간 동안 안 멈췄어요. 보통은 `컷’ 하면 눈물이 멈추고 다시 시작하면 또 우는 게 보통이었는데요. 계속 울었습니다.”
 사람을 다뤘다는 이번 영화를 통해 김상경이 얻은 것도 사람인 듯하다. 그는 “촬영 끝난 뒤 이번에 개봉하기까지 7개월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화려한 휴가’팀과 함께 등산을 했다”며 “이번 작품으로 사회적으로 되고 사람을 대하는 게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필름은 거짓말을 안 해요. 보이는 모습이 실제와 다르지 않은 좋은 배우들과 같이 일했고 수많은 단역들이 산만해지지 않고 뭉쳐서 찍었습니다. 어디에 가서 제가 나온 영화 보라고 잘 하지 않는데 이번 영화는 우리 모두가 봐야 할 영화입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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