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감방서 무슨 생각 할까
  • 이진수기자
이재용 부회장, 감방서 무슨 생각 할까
  • 이진수기자
  • 승인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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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1.9평의 서울구치소 독방에 갇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요즈음 무슨 생각을 할까.
 내가 왜 여기 차디찬 감방에 있어야 하는가 하며 억울해 할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얽힌 재벌 총수들이 다수인데 검찰과 국민은 유독 나를 못잡아 먹어 안달일까.
 한국의 경제성장에 삼성이 얼마나 기여 했는데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 고작 감방이란 말인가. 특검이 원수같고 나의 구속이 당연하다는 국민들의 사고가 어떻게 된게 아닌가.
 삼성이라는 한국 최고의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이 부회장이 감방에서 자신은 피해자라며 충분히 이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모습이다.
 아니면 비록 권력의 압력에 어쩔수 없었다고는 하나 특검이 밝힌 대로 실정법 위반을 인정하고 죄값을 달게 받겠다며 자숙하고 있을까.
 또 정경유착이라는 한국사회의 길고 깊은 악습의 고리를 나 하나 희생으로 이번 기회에 근절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는 대인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 모르긴 해도 후자보다 전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79년의 삼성 역사에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그의 구속은 국내 최고 경제 수장의 철창행이라 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의 연 매출액은 300조가 넘는다. 웬만한 나라의 한 해 예산이다.
 돌이켜 보면 삼성의 역사는 항상 검찰의 칼날 위에 춤을 춰 왔다.
 이병철 초대회장은 1966년 사카린 밀수사건이 있었으나 한국비료의 국가 헌납과 경영은퇴 선언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삼성 계열사인 한국비료가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 55t을 건축자재로 속여 들여와 판매하려다 적발된 사건이다.
 아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법 앞에 떳떳하지 못했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에 삼성이 관여해 불구속 기소됐다.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이 회장은 이듬해 10월 사면됐다.
 이후 2005년 X파일 사건,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 등으로 배임·조세 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전력기획실 해체 및 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이 포함된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법원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내렸다. 약 1년 뒤 이 회장은 사면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조부와 부친의 이같은 행운을 이어받지 못했다.
 1차 구속영장 청구는 다행히 기각됐으나, 지난 17일 2차 영장에서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뇌물공여(433억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 수익 은닉 등 혐의다.
 보석 신청이 있기는 하지만 남은 것은 법원 판결이다. 5월 말께 1심 선고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구속에 이어 삼성은 물론 국민들의 이목이 또 한번 집중된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무죄 선고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다.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만반의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에서 재벌 총수의 구속은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최태원 SK 회장(2013년 1월~2015년 8월 구속),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2007년·2012년 구속),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2006년 구속) 등이 조세포탈·횡령·배임·비자금조성·불법 외화유출 등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그래서 항간에는 재벌 총수가 감방에 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 할 정도였다. 천민 자본주의의 한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피해자일까. 아니면 주범 가운데 하나일까.
 최종적으로 법원 판결을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그가 정국을 뒤흔든 이번 게이트의 피해자가 아닌 주범의 하나라는 생각을 하는 국민들이 상당하다.
 감방의 이 부회장은 억울하다며 분개할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을 겸허히 돌아보고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의 총수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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