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텔레비전이나 주위에서 보이스피싱, 스미싱 사기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 생각했었다.
‘아니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어떻게 저런데 속을 수가 있어. 사기인줄 뻔히 아는데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속는거야’ 라며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게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내가 경험해 보고야 알았다.
내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하는 일이 이런 범죄예방 교육이었는데 말이다.
늦은 밤 아이의 학원비를 이체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
그런데 화면에 공공기관 명칭과 함께 ‘개인정보보호 보안관련 인증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니 현재 사용 중인 뱅킹을 클릭하고 보안인증절차를 진행하여 주세요’라는 글귀가 나왔다.
처음에는 무시하고 계속 진행하려 했으나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최근 집 컴퓨터가 바이러스 감염이 되었는지 작동이 잘되지 않아 불편했는데 아마 그래서 이 화면이 뜨나보다 빨리 고쳐야 되겠다는 생각에 아무 의심도 하지 않고 내가 사용하는 은행을 클릭하고 화면에 나오는대로 따라했다.
통장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주민번호 등 모든 걸 입력하고 나 자신도 모르게 “아~ 다 입력했다”라고 했더니 옆에 있던 신랑이 “뭘 다 입력했다는 거야”라고 물었다
남편이 “그거 사기 아니야”라고 한마디 하는데 그제야 ‘아~ 그렇지 공공기관에서는 어떠한 개인정보도 요구하지 않는데 내가 사기를 당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인증번호를 입력하라는 전화가 왔고 사기임을 직감한 나는 취소를 누르고 콜센터에 신고를 했다.
다행히 신랑의 말 한마디에 정신을 차린 덕에 돈은 인출되지 않았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 부끄러운 일도 생기지 않았다.
지금은 웃으며 얘기하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고 어떻게 그리 어리석은 행동을 했는지 지금도 이해할수 없다.
나는 다행히 피해 직전에서 끝이 났지만 진짜로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을 여럿 보았다. 그 사람들은 시골 어르신들이 아니라 엘리트라고 말하는 선생님도 있었고 대학생도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한 가지 깨달았다.
너무나 지능적으로 변해버린 사기꾼 앞에서 어느 누구도 당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걸 말이다.
공공기관에서는 어떠한 경우도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김성신(영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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