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착지근한 ‘청어과메기’ 감칠맛, 미식가 입맛 유혹하다
  • 김영호기자
달착지근한 ‘청어과메기’ 감칠맛, 미식가 입맛 유혹하다
  • 김영호기자
  • 승인 201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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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 맛 ‘영덕 청어과메기’… 동해안서 겨우내 잡힌 청어 냉훈법으로 건조
▲ 청어로 말린 영덕의 꽁치과메기는 맛이 일품이다. 영덕군 창포리 해안도로 덕장에 청어과메기를 건조하고 있는 영덕 청어과메기 영덕조합법인 조합원.
▲ 미역, 부추, 김, 초장, 고추, 마늘 등과 곁들인 청어과메기 한 상.

[경북도민일보 = 김영호기자]  춥고 길었던 겨울이 물러갔다. 3월의 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겨울 별미인 청어과메기를 맛보지 못한 분들이 있을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 먹어도 청어과메기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경북 동해안의 겨울 별미로 최근들어 미식가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입맛을 유혹하는 과메기의 원조인 ‘영덕 청어과메기’를 소개한다.

  △ 청어과메기의 명칭·유래
 과메기는 말린 청어인 ‘관목청어(貫目靑漁)’에서 유래된 말로 즉 꼬챙이로 청어의 눈을 뚫어 말렸다는 뜻으로 관목이 ‘관메기’로 불려왔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관’자의 ‘ㄴ’받침이 떨어져 오늘날 과메기가 됐다.
 과메기는 예로부터 청어잡이가 활발했던 동해안에서 겨우내 잡힌 청어를 독특한 방법인 얼렸다 녹였다 하며 냉훈법으로 건조시킨 것이다.
 농가 부엌에서 솔가지를 땔 때 살창에 청어를 걸어두면 적당한 외풍으로 자연스럽게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살창으로 들어오는 송엽향까지 첨가되면서 맛과 향이 독특한 과메기로 탄생하며 건조된 과메기는 궁중에까지 진상됐다고 한다. 이 냉훈법은 조상의 슬기와 지혜를 엿볼 수 있다.
 
 △ 돌아온 영덕 청어과메기
 본래 과메기 재료가 청어였던 것이 꽁치가 대신한 것은 1960~1980년대까지 동해에서 많이 잡히던 청어가 1980년대 이후부터 거의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북태평양의 원양어선이 잡은 꽁치가 주재료가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청어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과메기의 원조 청어과메기가 다시 소비자들의 입맛을 돋우며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청어는 주로 겨울철인 11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잡히는 한류성 어종으로 경북이 전체 어획량의 56%, 부산 35%, 강원도가 9%를 차지하며 구이, 찜, 회, 과메기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청어와 꽁치의 두 어류는 수분이 70% 내외, 조단백질이 20%로 가공 및 저장 조건에 따라 산패가 쉬운 불포화지방산(EPA)이 내포된 조지방 9%, 기타 탄수화물 및 회분이 약 1% 내외 함유된 전형적인 다획성 적색육 다지어로 수분식품 성분이 유사한 것이 특징으로 건강식품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전통적인 가공법은 청어를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 나무 꼬챙이에 꿰어 처마 또는 부엌 봉창에 걸어 연기로 그을리며 얼렸다 녹였다 하며 한달여를 건조시키는데 연기에 의한 훈연 작용으로 반건조된 자연식품이다.
 반면 현대적 가공법은 청어를 바닷가 건조덕장에서 바닷물로 깨끗이 씻어 볏짚으로 묶어 덕장의 나무기둥에 일렬방식으로 14~16일 정도 건조시킨다.
 ‘청어가 맛있는가? 꽁치가 나은가?’는 ‘자장면이냐 짬뽕이냐’다.
 청어과메기가 찹쌀밥이면 꽁치과메기는 멥쌀밥이다. 청어과메기가 차지고 달착지근한 감칠맛이면 꽁치과메기는 풍성하고 부드럽고 촉촉하다.
 
 △ 창포마을 어민들 소득 향상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영덕풍력발전단지 아래 바닷가 창포항 인근에 14년 전부터 청어과메기를 생산해 오고 있는 창포마을.
 이곳의 청어과메기는 타 지역의 생산방법과 달리 앞 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옛 방식 그대로 두름(20마리)으로 꿰어 해안도로 갓길과 광장을 이용해 4~5m 길이의 건조대에 널어 예로부터 마을 특성인 바람이 푸짐한 덕을 보며 한달여를 말린다.
 창포마을 40여 명의 어민들은 2013년 10월 영덕 청어과메기 영어조합법인(조합장 윤정길)을 결성하고 같은 해 11월 6일 사업자등록에 이어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출원과 함께 본격적으로 청어과메기를 생산해 왔다.
 지난해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을 획득해 명실공히 동해안 전통적인 가공방법의 청어과메기의 원조로 자리매김했다.
 영덕 청어과메기 영어조합법인에 따르면 출범 첫해인 지난 2013년 3만두름(1두름 1만5000원)을 생산 판매해 4억5000만원을 수입을 올렸다.
 지난해는 9만5000구름(1두름 1만8000원) 생산에 17억1000만원 판매액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같은 가격으로 소비자의 기호를 맞춰주고 있다.
 올해 생산 목표량는 12만5000두름에 판매 목표액을 22억5000만원으로 잡고 있다.
 윤정길 청어과메기 조합장은 “지난해 12월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을 획득한 지역 겨울 특산물인 영덕 청어과메기는 지난해 연말 개통한 상주~영덕고속도로의 덕을 앞으로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십년 동안 잊혀졌던 청어과메기를 부활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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