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해산물이 가득… 잊을 수 없는 ‘포항의 맛’
  • 이영균기자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 잊을 수 없는 ‘포항의 맛’
  • 이영균기자
  • 승인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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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 맛 '포항 물회'… 과메기·대게·돌장어와 함께 지역 대표 먹거리로 인기몰이
▲ 물회 한 그릇에는 뱃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녹아있다. 제철 해산물에 매콤달콤한 양념을 넣어 먹는 물회는 포항의 대표하는 별미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은 물회.
▲ 오징어 물회.

 

▲ 이강덕 포항시장

[경북도민일보 = 이영균기자]  21세기를 흔히 ‘문화의 시대’라고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문화 가운데 특히 ‘음식의 시대’가 아닌가 할 정도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각종 방송과 잡지, 인터넷 매체에서 음식 관련 프로그램이 급증하는데다 지구촌 모든 나라가 음식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관광지에서 맛 본 그 지역만의 향토음식에 대한 기억은 그 관광지를 기억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그곳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음식’이나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향토요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관광자원이 된다.
 관광수요와 먹을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과메기와 대게는 물론 물회에 이르기까지 주로 신선한 해산물에 기인한 음식들이 풍성한 포항은 음식을 통해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언제나 먹어도 좋지만 특히 여름철이면 더욱 생각나는 시원한 물회 한 그릇.
 물회는 고기 잡느라 바쁜 어부들이 배 위에서 끼니를 해결하다 탄생한 음식이다.
 갓 잡은 생선을 뭉텅뭉텅 썰어 고추장을 넣고 비빈 다음, 물을 붓고 한 그릇 시원하게 들이켰다.
 거기에 밥이나 국수를 말아먹고 나면 허기를 달래는데 그만이었다.
 어부들의 한 끼 식사로, 해장으로 그만이었던 물회는 맛의 진화를 거듭하며 이제 포항을 대표하는 여름철 별미로 자리매김했다.
 제철을 맞은 신선한 해산물에 입맛을 자극하는 매콤달콤한 양념을 넣어 먹는 물회는 해마다 수많은 여행객들을 사로잡는 대표 먹거리 중 하나다.
 이처럼 맑은 수질과 수많은 해산물로 유명한 포항바다는 수온이 낮아 생선 맛이 더 좋기로 유명해 풍부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렇듯 포항 바닷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별미 중 별미로 손꼽히는 물회는 다른 지역에서 먹는 것보다 횟감부터 차이가 나는 만큼 꼭 먹어봐야 하는 필수 먹거리로 사랑 받고 있다.

 △ 물회, 뱃사람들의 애환을 담다
 ‘물회’하면 떠오르는 경북 포항.
 지유수 씨는 할아버지 때부터 3대째 포항 구룡포에서 어부로 살고 있다.
 지유수 씨가 주로 잡는 어종은 포항물회의 주재료인 참가자미. 매일 새벽 5시면 아내와 함께 바다로 나가 그물을 걷어온다.
 시장기가 돌 때면 배 위에서 잡아 올린 참가자미 몇 마리 썰어 물회 한 그릇 뚝딱 말아먹는다.
 물회는 그의 할아버지 때부터 배에서 먹던 어부들의 음식이었다.
 한 끼를 대신해 먹기도 했고, 안주 삼아 술과 함께 마시기도 했으며 술 마신 다음 날 후루룩 마시며 속을 달래기도 했다.
 물회 한 그릇에는 뱃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 오징어로 시작한 인생 2막, 배기환·김말순 부부
 젊은 시절, 10년 넘게 해외로 나가는 원양어선에 몸을 실었던 배기환 씨.
 일 년 중 10개월은 배 위에서 생활하느라 삼 남매가 태어나고 성장하는 모습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이제는 가족과 함께 포항에 터를 잡고 오징어조업을 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지난날 가족에 대한 미안함은 여전히 마음의 빚으로 남아있다.
 싱싱한 오징어로 만든 새콤한 오징어물회와 오징어회국수를 자주 맛보는 것은 오징어뱃일을 하는 아빠를 둔 가족의 특권.
 아내 김말순 씨는 대대로 포항에서 먹어왔다는 오징어내장젓갈과 오징어 밥식혜까지 차려낸다.
 떨어져 있던 시간만큼 서로에게 더욱 애틋해졌다는 배기환 씨 가족에게 오징어물회는 ‘정(情)’이다.
 
 △ 파도를 이겨낸 어머니의 힘, 오도 해녀 삼총사
 북구 흥해읍 오도리에 가면 물질할 때마다 늘 뭉쳐 다닌다는 해녀 삼총사가 있다.
 세 해녀 모두 70대, 물질 경력만 약 50여년이다. 그중 75세의 맏언니 김춘례 씨는 40년 전 바다에서 뱃일을 하던 남편을 잃었다.
 한창나이의 남편을 앗아간 바다에 원망도 많았지만 살아내기 위해 다시 바다로 나가야 했고 결국 바다에서 물질해 번 돈은 가족들의 밥이 되고 자식들의 학비가 돼주었다.
 바다가 삶의 전장이었지만 다시 살아갈 희망을 주었던 곳 또한 바다였다.
 귀한 해산물로 차려낸 ‘성게전복물회’. 해녀들에게도 ‘물회’ 한 그릇은 삶의 우여곡절이 담긴 음식이다.
 
 △ 옛 선조들의 지혜가 담기다. 해안가 보릿고개 음식.
 한국전쟁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포항.
 이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이 먹던 추억의 음식들이 있다.
 지금은 있어도 안 먹는다는 ‘도박이’라는 해초에 밀가루를 뿌리고 쪄낸 ‘도박이떡’은 먹을 것 없던 때 주린 배를 채우려 먹던 음식이었고 생선살에 된장과 콩나물을 넣어 푹 끓여낸 콩나물국 죽은 여름철 보양식이었다.
 특히 이곳에는 독특한 물회가 전해오는데 바로 말린 미역과 마른멸치로 만든 ‘미역멸치물회’.
 회 써는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쁘게 일했던 어민들이 만들어낸 음식이자 마른 재료로 만들어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게 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제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워 삶을 영위하는 매개체라는 차원을 넘어 웰빙과 문화적 상징물, 관광상품에 이어 심지어 예술작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물회 역시 과메기와 포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이 음식을 맛본 관광객들의 감동이 입소문을 타서 푸른 바다와 신선한 음식이 넘치는 새로운 관광명소 포항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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