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4축 고속도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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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4축 고속도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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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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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욱 영덕백년대계연구소 대표

[경북도민일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도 있지만 고속도로를 최초로 만든 것은 2천5백년전 로마였다.
 로마는 어떤 나라를 정복하면 가장 먼저 직선도로를 만들고 포장을 했다.
 600년간 세계를 지배했던 로마는 당시 고속도로 건설 기술에 있어 세계 최고였다.
 동서4축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까지 영덕은 전국에서 고속도로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었다.
 6~70년대 우리보다 못살았던 호남은 호남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오지였던 문경, 상주도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우리를 앞질렀다.
 영덕은 행정안전부 시·군·구 낙후도 조사에서 231개 시군구 중 200위, 재정자립도 14.5%의 가장 낙후된 마을로 전락했다.
 영덕은 늘 자랑해 왔다. 이명박 대통령 선거때 지지율 전국 1위, 박근혜 대통령 선거때 전국 2위라고.
 그러나 집권여당에 몰표를 준 영덕에게 돌아온 것은 20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공사 중인 남북 7축도로다.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긴 서해안 고속도로와 네번째로 긴 중부내륙고속도로도 10년 만에 완공됐다.
 중앙정부는 공천만 주면 당선시켜 주는 지역, 알아서 몰표를 주는 곳에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
 마치 잡은 고기에게 미끼를 주지 않는 것처럼.
 최근 예산을 가장 많이 가져가는 도는 충남이다. 중앙에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여당 후보를 바꾼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충남도는 새누리당 9명, 더불어민주당 9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동서4축 고속도로를 승인한 것은 몰표를 준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가장 표를 적게 준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지난 2004년 영덕에 걸린 현수막은‘축 동서4축 고속도로 건설, 노무현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였다.
 물론 그 이면에는 영덕군민의 열망과 노력, 중앙부처 근무하는 영덕 출신 공무원의 숨은 공로도 있었다.

 나 역시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영덕 대표자와 청와대 정책실장 및 비서관 등을 연결시켜 주고 나름대로 막후 역할을 했다.
 공치사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진실은 말하고 싶다.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나니 자기 업적이라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전국에서 가장 꼴찌인 그러나 영덕 최초의 동서4축 고속도로는 많은 시행착오를 낳았다.
 영덕 발전 측면에서 보면 영덕 IC는 더 북쪽으로 올려 설치하는 것이 옳았다.
 그것이 어렵다면 지품 IC를 만들어 영해, 축산으로 빠지는 길을 확보해야 했다. IC를 어디에 설치해야 영덕에 유리할 것이라는 비젼과 고민 없이 그저 정해준 대로 받아들인 결과는 포항과 후포를 더욱 발전시키고 강구 일부만 혜택을 보는 기형도로로 만들어 놓았다.
 북쪽에서 고속도로 진입하는데 영덕~상주간 운행시간의 절반인 30분 이상 걸린다.
 동서4축 고속도로 건설하는 13년 동안 영덕 IC에서 바닷가로 직통하는 도로를 만들었다면 강구 진입로의 교통 혼잡을 분산시키고 축산, 영해까지 동반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영덕·강구·영해시장을 정비하고 볼거리, 먹을거리 등 시장문화를 살려 놓았다면 고속도로의 혜택을 강구 아랫목 뿐만 아니라 윗목까지 골고루 온기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동서4축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관광객이 늘어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에 대한 대비를 고속도로 건설하는 동안 차근차근 준비했어야 했다.
 이것을 위해 행정이 필요한 것이며 국민의 혈세로 공무원 월급을 주는 이유다.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역사의 교훈을 잊고 잘못을 되풀이 하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지금 공사 중인 동해중부선 철도와 포항~삼척간 고속도로 건설에도 동서4축 고속도로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고민과 절박감이 보이지 않는다.
 철도와 고속도로 완공 후 늘어날 관광객에 대한 대비와 중장기적 투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80분만에 도착하는 인천~안동간 중부내륙철도 건설에 영덕을 연결해 볼 꿈도 꾸지 않고 있다.
 충남 보령~세종시~안동 신도청~울진으로 이어지는 황금허리 경제권 건설계획에도 소외돼 있다. 아무리 호기가 와도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면 호기가 위기가 된다.
 전에 모셨던 행정자치부 장관의 말씀이 생각난다.
 “이미 일어날 것이 예정돼 있는 일도 잘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새로운 일을 잘 할 수 없다. 4년 동안 하지 못한 사람은 8년, 12년이 주어져도 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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