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랑해요… 이게 마지막 통화일 것 같아요”
  • 경북도민일보
“아버지 사랑해요… 이게 마지막 통화일 것 같아요”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7.0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애 마지막 남긴 말들
▲ 이철우 작가

[경북도민일보] 2003년 2월의 어느 아침
“엄마 나 학교 갖다 올께…”
“그래… 조심해서 잘 다녀와.”
“여보 나 출근해! 오늘 당신 생일이니까 나가서 맛있는 저녁 먹자구…”
“네… 빨리 오세요…”
그렇게 집을 나간 192명의 평범한 시민들은 영원히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13년 전 대구 지하철화재 참사현장의 사건입니다.

얼마 전 소방분야에서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사건을 재조명하는 심포지엄이 있었습니다.
지하철 화재시 연기제어, 화재 확대 저지, 피난로 등 주로 학술적인 연구내용들이었는데 그 당시의 여러 가지 보도 자료와 동영상을 보면서 가슴에 깊이 와 박히는 것이 있었습니다.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과 검은 독성 연기 속에서 죽음을 직감한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통화하거나 문자로 남긴 생애 마지막 말들이었습니다.
뜨거운 열기와 독성 연기 속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해 헉헉거리며 통한의 눈물과 절규 속에 남긴 그들의 마지막 말들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아버지 사랑해요… 이게 마지막 통화일 것 같아요… 엄마에게도 사랑한다고 헉… 헉… 전해 주세요… 꼭요”

“여보 미안해! 사랑해… 당신에게 못해줘서 정말 미안해! 용서해줘…”
“엄마… 사랑해요…”
“아들아 나 먼저 간다… 너 장가가는 것 보고 싶었는데 미안하구나…”
“아빠… 엄마… 속 섞여서 정말 죄송해요 용서해 주세요, 사랑해요…”

가식도 없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던 긴박한 죽음 앞에서 그들이 본능적으로 남긴 마지막 말들입니다.
그 말들을 요약하면 단 두 마디였습니다.
“사랑해요”
“용서해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은 살아 있는 우리들에게 새삼 깨우쳐 주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말입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알 수 없는 어느 때에 이 세상을 홀연히 훌쩍 떠나게 될 테니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