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도시기본계획 문제 타협점은 없나
  • 경북도민일보
경주 도시기본계획 문제 타협점은 없나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7.03.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재모 언론인

[경북도민일보]  경주시의 도시기본계획을 두고 이걸 입안한 시와 승인기관인 도가 가타부타 대립하고 있다고 한다.
 경주시가 2030년까지를 계획 기준 시점으로 한 ‘경주2030 도시기본계획’안을 마련했으나 경북도가 승인을 하지 않아 계획으로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주시는 2030년까지 인구가 40만에 이를 것을 전제로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도에서는 2030년께 경주시 인구가 지금의 26만보다 오히려 1만이 줄어들 거라는 통계당국의 추정 전망을 들이댄다. 계획의 대 전제가 잘못됐다는 입장인 거다.
 보도에 따르면 시는 최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이전해오고, 신라왕궁 복원사업 등 잇따른 국책사업 유치로 2030년까지 인구 목표를 40만 명으로 잡고 있다. 그 목표 달성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전제로 계획을 입안했다. 경주시로서는 걸어볼 만한 기대이자 세울 만한 목표다.
 이에 반해 도에서는 현재의 인구추이와 통계당국의 추정치 등을 감안할 때 경주시의 이같은 인구 목표를 비현실적으로 보는 듯하다. 현재 26만인 인구가 불과 십 수 년 후 40만에 이를 거라는 목표는 현실감이 약한 허황된 목표라는 판단일 거다. 이런 인식과 판단 역시 크게 나무랄 데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도시기본계획을 두고 경주시와 도가 된다 안 된다 서로 뻗대는 씨름 구경에 있지 않다. 이들 상하 기관간의 평행선 주장 바람에 이미 확보해놓은 대규모 민간자본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진짜 관심거리인 거다.
 경주시는 지난 2015년 5월 태영그룹과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태영그룹이 이만큼의 돈을 투자하여 천북관광단지 및 보문빌리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이었다.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당사자는 경주시와 태영이지만, 그 자리에는 김관용 도지사도 각서 체결의 한 당사자로 참석했었다. 일테면 이 양해각서는 경주시와 태영만의 것이 아니라 경북도와 태영간의 그것이기도 한 것이다.

 한편 태영 측은 양해각서 체결 후 경주시 천군동, 암곡동·천북면 일원 230만 평에 무장산, 보문관광단지와 연계한 지역에 TV방송국 촬영장 엔터테인먼트 생태수목원 호텔 콘도, 체육 및 청소년시설, 테마파크 골프장 명품빌리지 등을 조성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태영의 이 계획은 벽에 가로막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 유치 양해각서에 기재된 민간자본 투자의 공간적 범위가 지금 이슈인 경주2030도시기본계획 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도시기본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 투자를 할 근거를 확보하지 못해 맘 먹고 있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것이다.
 경주시가 모처럼 확보한 대형 민간자본을 하루빨리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경주시 도시기본계획 확정의 해결방안은 없는 걸까. 도와 시 사이에 타협점은 찾을 수 없을까. 
 여기서 주목할 조항이 있다. 근거법에는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에도 시장 또는 군수는 5년마다 관할 구역의 도시기본계획에 대하여 그 타당성 여부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여 정비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도시기본계획이 한 번 확정된다고 해서 만고불변의 규범이 아니라는 거다.
 그렇다면 도나 경주시가 타협점을 못 찾을 것도 없다고 본다. 계획 확정 시점에서 인구지표 같은 기본적 사항의 판단에 큰 오류가 있었거나 토지개발, 기반시설 확충 전략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온다면 바꿀 수도 있도록 돼 있는 게 도시기본계획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이것 하나 타협점을 못 찾는다면 말이 안 된다. 더욱이 경북도는 아프리카 같은 머나먼 곳에다 ‘새마을’을 분양 이식하겠다고 나서고 있을 만큼 조장(助長)행정 능력과 의지가 뛰어난 지자체다.
 뿐만 아니라 도백은 도정을 넘어 정부의 수장 자리를 향해 활동하고 있을 정도의 역량있는 행정가다.
 모처럼 얻은 대규모 민간투자 유치기회를 놓치도록 만들 만큼 질둔한 경북도와 경주시는 결코 아니라고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