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자원寶庫 산림이 죽어가고 있다
  • 모용복기자
경북 자원寶庫 산림이 죽어가고 있다
  • 모용복기자
  • 승인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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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경북은 전국 광역 시·도 중 강원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산림자원을 보유한 지역이다.
 전체 면적의 71%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중에서도 소나무가 3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올들어 현재까지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이 발생하지 않은 곳은 도서지역인 울릉도를 제외한 전체 22개 시·군 중 울진, 봉화, 예천, 청송 4개 시·군 뿐이다.
 경북 산림이 심각한 중병에 시달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만약 금강송의 본고장인 울진과 백두대간의 중추인 봉화마저 뚫린다면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이르게 될 지도 모른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재선충 피해를 입은 소나무 수는 그 전 해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피해면적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도는 지난해 10월부터 매개충 우화시기 이전인 올해 3월말까지 항공방제와 피해고사목 제거 등 총력방제체제를 가동해 재선충 확산방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지난달 청정지역인 영양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이 새로 발생함에 따라 이러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더욱이 영양지역 재선충병 발생은 감염목 주변에 민가가 없고 재선충병 피해지역인 안동으로부터도 6km이상 떨어져 있어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하니 재선충병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배가(倍加)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밀예찰과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이 규명되면 방역당국의 대응도 일대 전환이 뒤따라야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경북은 지난 2001년 구미에서 처음 소나무 재선충병이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200만 그루 가까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 소나무 규모도 문제지만 피해지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지난해 의성, 군위, 문경에서 새로 재선충병이 발생한 데 이어 올들어서는 영양이 새로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다 종래에는 경북의 보고(寶庫)인 산림을 모조리 재선충에게 빼앗기지나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길을 가다 보면 산 중턱 군데군데 흡사 사춘기 아이 기계충(두부백선) 맞은 마냥 둥글게 나무를 잘라 쌓아올려 초록색 비닐로 덮어씌워 놓은 괴상한 광경을 심심찮게 목격한다.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 진다.
 경북의 아름다운 산하(山河)를 감상하러 왔던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지나 않을까 지레 걱정이 들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벌거숭이가 된 민둥산을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가난 속에서도 피땀을 흘려가며 지금의 초록산으로 변모시켜 놓았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일궈놓은 이 울창한 숲을 미물(微物)인 기생충에게 몽땅 내어줄 지경에 처했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방역당국은 첨단장비를 활용한 방역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철저한 예찰활동과 그물망식 방제작업, 관련 종사자들과의 연계를 통한 방역활동만이 재선충병을 막는 길임을 한시도 잊지 말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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