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득한 육질에 매콤한 양념까지… 3대가 반한 그 맛!
  • 정운홍기자
쫀득한 육질에 매콤한 양념까지… 3대가 반한 그 맛!
  • 정운홍기자
  • 승인 201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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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 맛 ‘안동 잉어찜’… 단백질, 비타민 B1·E·D 등 풍부한 남녀노소에 좋은 자양식품
▲ 안동 잉어찜을 좋아하는 3대 가족.
▲ 매콤 달콤한 양념장에 버무려진 아삭한 콩나물과 향긋한 미나리에 두툼한 잉어 살코기를 올려서 먹으면 진정한 잉어찜의 맛을 느낄 수 있다.
▲ 안동 잉어찜.

[경북도민일보 = 정운홍기자]  안동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흔히 ‘간고등어’, ‘찜닭’, ‘문어’, ‘헛제사밥’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안동 토박이 어른들에게 안동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잉어찜’을 소개해 준다.
 전세계적으로 온·아열대 지방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잉어는 인류가 가장 오래전부터 양식한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기원전 약 500년경에 저술된 중국 도주공의 ‘양어경(養魚經)’에는 상세한 잉어사육법이 기록돼 있다.
 오랜 양식의 역사를 자랑할 만큼 잉어는 단백질과 비타민 B1, E, D를 많이 함유한 자양식품으로 유명하다.
 특히 임산부에게는 입덧에 효과가 있으며 수유중인 여성에게는 모유가 잘 나오게 하고 출산 후의 빈혈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잉어에는 정자의 구성 성분인 아르기닌과 히스티딘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남자에게도 효과가 좋다고 한다.
 제철은 겨울부터 초봄(12~3월)까지다.

 △ 안동만의 특별한 잉어요리
 자양식품으로 유명한 만큼 잉어를 이용한 보양음식은 전국적으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흔히 고아 먹거나 매운탕 회로 즐겨먹지만 타 지역과 달리 안동에서는 잉어를 이용한 찜 요리가 발달했다.
 안동 잉어찜의 유례는 낙동강 상류지역인 ‘선어대’에서 시작된다.
 이 곳은 예로부터 명주실 한 꾸리를 다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는다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물이 깨끗하고 수심이 깊어 크고 질 좋은 잉어가 많이 잡혔다.
 주민들이 이 곳에서 잡은 민물 생선으로 요리를 만들어 팔면서 잉어찜이라는 요리가 시작됐다는 설이 있다.
 또 잉어찜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잉어는 매운탕을 끓였을 때 다른 민물고기에 비해 맛이 떨어져 찜으로 팔았다고 말하는 반면 살이 많기 때문에 찜으로 만들어 팔았다는 상인도 있었다.
 어떤 상인은 잉어가 매운탕을 끓였을 때 다른 민물고기에 비해 특별한 맛이 없어 양념을 올린 찜으로 요리해서 팔았다고 전한다.
 또 다른 상인은 여러 민물고기를 찜으로 팔았지만 쏘가리나 꺽지 같은 것은 고기 자체가 귀하고 요리했을 때 양이 적은 것에 비해 잉어는 흔하고 양도 푸짐하기 때문에 찜 요리를 주로 하게 됐다고 이야기한다.
 초기에 판매되던 잉어찜은 단순히 잉어에 칼집을 내고 양념을 고루 입혀 쪄낸 소박한 요리였다.
 맵고 짠맛을 좋아했던 안동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맵고 짜고 단맛을 내는 잉어찜의 양념은 두툼하고 쫄깃한 잉어와 궁합이 맞아 술안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시대 흐름과 음식 트랜드의 변화에 따라 더 자극적인 매운맛을 선호하게 되면서 매운맛이 강한 양념과 함께 이를 보완하는 미나리와 콩나물을 푸짐하게 곁들이면서 넉넉한 양과 함께 아삭한 식감을 갖춘 요리로 거듭났다.
 잉어찜은 잉어 자체의 살이 두툼하고 쫄깃해 식감이 일품이지만 아삭한 콩나물과 향긋한 미나리를 매콤 달콤한 양념장과 버무려 살코기를 한 점 올려서 먹으면 입안에서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 잉어찜 요리법
 1975년 선어대 상류에 임하댐이 생겨 수심이 낮아지고 잉어의 어획량이 줄어든 이후로는 양식 잉어를 사용해 잉어찜을 만들고 있다.

 잉어찜은 조리법이 생각보다 간단해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잉어찜은 주 재료인 싱싱하고 살이 오른 잉어도 중요하지만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양념장이 가장 중요하다.
 안동은 식당마다 나름의 비법이 있어 맛을 특정하긴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고춧가루·고추장·다진마늘·된장·물엿·생강·참기름·후추(제피) 등이 들어간 생선찜에 사용하는 양념장을 베이스로 한다.
 양념장을 준비했다면 이제 잉어 한 마리를 통째로 준비해 내장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겨 낸다.
 마른 보자기로 감싸 물기를 제거한 다음 잉어에 양념이 잘 스며들도록 표면에 사선으로 길게 칼집을 내준다.
 손질한 잉어는 찜솥에 은박지를 깔고 잉어를 올린 다음 30분쯤 쪄낸다. 찐 잉어 위에 양념장을 듬뿍 올리고 10분간 더 찐다.
 잉어찜이 완성되면 잉어를 접시에 담고 고명을 얹은 뒤 콩나물을 양 옆에 풍성하게 두른다.
 손질하기 전에 잉어에 뜨거운 물을 부어주면 손질하기도 쉽고 냄새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또 손질한 잉어를 살짝 굽거나 튀기면 살이 부서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안동에는 매운탕 등 민물고기를 주 재료로 하는 음식점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민물고기 음식점에서 잉어찜을 했지만 최근에는 잉어찜을 메인메뉴로 하는 음식점을 찾기 어려워 졌다.
 그러나 30년 전통의 잉어찜 맛집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며 안동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 안동의 명물로 재조명
 안동시 이천동에 위치한 석송가든은 1980년대부터 잉어찜을 판매하기 시작해 30년이 넘도록 변하지 않는 맛으로 안동 토박이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석송가든의 잉어찜 맛은 각종 언론 매체에서 소개될 정도로 유명하다.
 안동이 고향인 정미숙(35·대구)씨는 “결혼 후 대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 친정 어머니와 함께 먹었던 석송가든의 잉어찜 맛이 생각나 안동에 오면 자주 찾는다”고 했다.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에 잉어찜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한 케이블 방송의 요리경연 프로그램에서 경북팀 참가자가 잉어찜 요리를 선보이면서 잉어찜이 안동의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관광객들의 맛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맛집을 찾아 다니는 여행객들에게 안동의 잉어찜은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맵짜달짜라는 신조어가 수식어로 붙을 만큼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다.
 “한 번도 못 먹어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잉어찜.
 이제 안동의 대표하는 음식에 잉어찜은 빠질 수 없는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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