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여기, 봄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
포항 명작갤러리에서 개인전 ‘그리다, 봄展’을 열고 있는 김영미 작가.
그녀는 보고 그리는 행위를 통해 진정한 봄을 노래한다.
그녀가 노래하는 봄은 싱그러움을 넘어 우리에게 진정한 쉼을 전한다.
지난 17일 갤러리에서 김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전시 소감은.
정성을 쏟은 작품이 대중들과 만날 수 있음에 기쁘다.
화려한 색채의 작품이 명작갤러리와 잘 어울리는 듯하다.
나는 내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온전한 ‘쉼’을 전하기를 꿈꾼다.
왜 화사하고 싱그러운 것만 봐도 기분이 좋지 않나.
내 작품을 본 많은 사람들이 삶의 긍정적 에너지를 받기를 바란다.
-전시 타이틀이 ‘그리다, 봄’이다. 그 이유는.
‘그리다, 봄’이라는 타이틀은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생명이 살아나는 ‘봄을 그린다’라는 뜻이다.
또 다른 하나는 ‘그리다’와 ‘보다’라는 의미다.
내게는 두 번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보고 그리는 것은 모든 인간에게 중요한 행위지만, 화가에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나를 둘러싼 세계를 온전히 바라보고 그것을 재창조해 그리는 것은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해내는 지난한 과정이다.
나는 ‘무엇을 그렸나’라는 명제보다 ‘표현된 대상 그 자체’를 보고, 인식으로서 그리는 표현 행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작품세계에 대해 설명해 달라.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반복된 일상의 지루함에서 벗어나 나만을 위한 온전한 쉼을 꿈꾼다.
진정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휴식은 상상만으로도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나는 편안한 휴식을 찾는 인간의 욕구를 신선한 생명력을 대표하는 과일과 채소, 식물에 투영해 표현했다.
관람객들이 싱싱한 과일을 한입 물었을 때의 싱그러움을 상상하면서 작품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활기찬 에너지를 받았으면 한다.
‘I am fine’, ‘My time to shine’이라는 작품 명제가 말하듯 지친 삶속에서도 유토피아를 꿈꾸며 행복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나의 그림이 에너지가 됐으면 한다.
색채는 화려하고 선명한 색을 겹겹히 칠해 깊이감을 더했다.
반복된 일상 속에서도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반복되는 패턴과 붓터치를 통해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어떤 것을 통해 영감을 얻나.
나는 주로 우리 생활과 가까운 과일과 야채, 식물에서 영감을 얻는다.
싱그러운 과일은 마치 사랑에 빠진 젊은 남녀처럼 풋풋하다.
그 이미지가 주는 활력 속에서 작품의 스토리를 찾는다.
그렇게 내 주변의 것들에 이미적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
-작업방법은.
작업 방식은 간단하나, 오랜 시간과 인내를 요한다.
표현하고 싶었던 것을 상상해 구상스케치한다.
이어 색을 잘 입힐 수 있는 잿소작업을 한 뒤 밑바탕을 칠하고 색을 겹겹이 올린다.
형상을 그리고 다시 색을 올린다.
작품에 깊이감을 더하기 위해 번거롭지만 색을 겹겹이 칠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쉼과 그것을 통한 행복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나는 백지상태의 그 어떤 것에 대한 설렘이 있다.
작품을 하기 전에도 마찬가지다.
상상 속에 있던 이미지가 나의 손길로 살아날 때의 희열을 잊을 수가 없다.
나 역시도 어릴적에는 무채색을 위주로 작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누군가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밝은 것, 아름다운 것에 대한 동경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그런 감정 때문이 아닐까.
앞으로도 나는 과일과 야채의 신선함을 담은 작품을 통해 지친 현대인들에게 삶의 진정한 행복을 전하고 싶다.
그렇게 나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힐링이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이기를 바란다.
한편 김영미 작가의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포항 명작갤러리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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