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지는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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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지는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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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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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인식

       사년마다 한번씩 찾아오는 투견대회에는
  게임의 법칙이 따로 없다
  먼저 물어뜯는 놈이 이긴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놈이 챔피온이다
 
  귀 먹고 눈 희미한 이곳 사람들 잘 들리고 잘 보이도록
  단상을 올리고 마이크 볼륨을 높혀
  보다 생생한 삶의 리얼리즘이란 이런 것이라고
  사람들 불러 앉혀 놓고
  싸움에 나서는 투견들 화려한 전적들이 소개되면
  자신만만 걸어 나오는 투견들 하나같이

  비만한 몸짓에 훤한 이마
  오일장 서는 이곳 사람들과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

  하늘 가득 곧잘 새떼를 풀어놓기만 하던
  종소리 맑은 시골학교
  유리창 흔드는 응원 박수소리 건너 저편
  운동장 한쪽 구석 말없이 봄 기다리던 목련
  고개 돌려 다시 겨울 한 복판으로
  가슴 밟고 가는 소리 들릴 듯 말 듯
  투견대회같은 선거유세 열리던 봄날
  선거유세같은 투견대회 끝나면
  사람들은 물을 것이다
  언제 목련이 졌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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