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이영균기자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이영균기자
  • 승인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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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균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십년 가는 권력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는 말이 있다.
 바로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좌파 정권 10년 종지부를 찍은 것은 2008년 2월 탄생한 이명박 정부였다.
 이어 박근혜 정부까지 보수정권이 연이어 정권을 잡았지만 탄핵으로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보수정권 또한 9년 만에 권력을 내려놓았다.
 대한민국 최근 정치사를 보면 ‘권불십년’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5·9 대선은 보수의 분열과 지리멸렬로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데 대다수가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홍준표, 유승민, 조원진 후보 등 TK지역을 기반으로 한 보수성향 후보들이 대선후보로 등록했다. 하지만, 현재 지지율로는 대통령 당선보다는 선거비용 보전 여부를 더 신경써야 할 판이다.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가 선거 막판까지 고착화될 경우 보수정권도 10년 안에 몰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일부 대선후보들은 ‘화무십일홍’처럼 순식간에 내팽개쳐지고 있다. 꽃이 시들면 버리듯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당내에서 버림받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6일 유승민 대선후보 사퇴론을 꺼내들어 분란을 자초했다. 골자는 계속 낮은 지지율을 유지하면 사퇴해야 한다는 것. 이 의장은 투표용지 인쇄일인 29일 전 의원총회 개최 및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지를 주장했다.

 한마디로 ‘토사구팽’이다. 지지율이 낮으니, 그냥 버리는 카드로 쓰자는 것이다.
 유 후보로서는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책위의장에게 한마디로 배신을 당한 것이다.
 이는 장수가 전쟁터에서 결사항전을 위해 적(敵) 진지로 뛰어들고 있는데, 지원군이 뒤에서 항복선언을 한 꼴이다. 전투를 해보지도 않고, 미리 패전의 길을 가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언동”, “정치 이전에 기본이 안 된 행동” 등 격한 반응을 보이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종구 의장의 안철수 지지 발언에 자유한국당도 발끈하고 나섰다.
 정준길 한국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과거 그토록 추켜세우던 유승민 후보를 끌어내리는데 이 의원이 나선 것은 배신 정치의 아이콘을 자청하는 것”이라며 배신자로 규정했다.
 특히 정 대변인은 “이 의원 때문에 바른 정당이라는 이름을 걸고서도 틀린 정치, 못난 정치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며 바른정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조원진 의원이 대선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도 바른정당 공격에 가세했다.
 이군로 부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바른정당은 애초에 후보 유승민부터 비대위원장 김무성까지 모두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었고, 박대통령으로부터 정치적 혜택을 받은 자들이, 느닷없이 배신해 탄핵을 주도하며 탄생한 정당”이라며 “이제와서 자신들이 만든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다시 탄핵을 저지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대구·경북지역에서 ‘배신’의 이미지가 덧씌워져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신한 배신자라는 이미지는 선거운동을 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유 후보는 자신이 배신한 것이 아님을 어필하고 있지만 배신자 이미지는 사라지지 않고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유 후보가 대선후보를 등록한 뒤 잉크도 마르기 전에 자신의 당 고위당직자로부터 배신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화무십일홍’이란 단어가 계속 뇌리를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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