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추억
  • 경북도민일보
장미의 추억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7.0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유복 포항뿌리회 전 회장

[경북도민일보]  영국시인 T.S 엘리어트가 쓴 시(詩) ‘황무지’에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시구가 참으로 지금의 우리네 마음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다.
 여전히 황무지처럼 황폐화 된 마음들인데 자연은 새로운 생명을 움틔우고 꽃을 피어나게 하니 이 처럼 잔인할 수 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듯 새로운 날은 반드시 찾아온다.
 힘겹던 4월이 지나가고 절망의 언덕을 넘어 희망을 노래하는 계절, 5월이 성큼 다가선다. 모두에게 푸른 싱그러움을 안겨 주는 5월은 정열의 꽃, 장미가 피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10년이 다 된 일이지만 필자가 포스코 40주년을 맞아 신문에 기고한 글의 제목이 ‘장미의 추억’임을 새삼 떠올리는 데는 그 만한 사연이 있다.
 장미는 포항의 시화(市花)로 지역 특성과도 잘 어울려 시민들로 부터 사랑을 받는 꽃이기도 하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포스코 담장에 붉은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장미담장이 되었지만 용광로에서 쏟아지는 시뻘건 쇳물과도 같은 철강전사들의 모습과 제철보국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힘찬 발걸음이 어우러져 오랫동안 잊혀 질 수 없는 상징성 때문에 더욱 생각나는 일이다.
 내년이면 포스코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로 반세기를 함께한 우리지역으로서는 남다른 감회가 서려있고 여전히 장미의 추억에 쌓여있는 듯하다.
 50년 가까이 지나온 세월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없다. 포항도 엄청난 변화의 물결 속에 성장했고 포스코 또한 격랑의 시기를 겪으면서 오늘날 세계적 철강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철강산업 하나에만 의존해오던 지역경제도 post철강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2천여 공직자가 한 몸이 되어 불철주야 노력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천혜의 자연을 자산으로 해양관광문화도시를 꿈꾸며 넓은 대양으로 뻗어가는 물류중심도시로써의 항만 기반도 지속적으로 구축되고 산·학·연의 융합으로 첨단과학기술도시의 면모를 갖춰 새로운 일자리창출에 힘을 보태는 등 지속발전 가능한 환동해중심도시로 진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반세기를 함께한 철강산업은 여전히 우리의 젖줄이며 굳건한 동반자임을 부인 할 수가 없다.
 침체일로에 있던 철강시장에 다각적인 구조조정과 제품 고급화로 승부수를 던진 포스코의 전략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올 들어 포항제철소 설비개선을 위한 1조원 이상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지역과의 상생에 앞장서는 모습에 희망의 서광이 비친다.
 거기에다 새로 취임한 안동일 제철소장의 역동적인 지역협력 활동 또한 시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상생의 화답으로 이강덕 시장이 포스코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특강으로 공감대를 만들고 근로자들과의 소통으로 하나 되는 여느 때 볼 수 없었던 친(親)기업적 장밋빛 화합을 일구어 가는 등 장미의 고장다운 감동이 느껴진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공생(共生)의 리얼리티가 아닐 수 없다.
 최근 포항시가 획기적인 도심환경개선과 시민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Green Way’사업으로 장미꽃과 푸른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 포항을 만들어 시민들 가슴에 신선한 활기를 불어 넣어 주면 좋겠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오늘의 어려운 삶을 속 시원히 뚫어 줄 수 있는 청량제 같은 싱그러움이 지역 곳곳에 내려앉아 30여년 전 포스코 담장에 핀 장미처럼 모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5월을 기대하며 ‘장미의 추억’에 잠겨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