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클래식부터 인문학 강연까지… 포항, 예술 물결 넘실대다
  • 이경관기자
고품격 클래식부터 인문학 강연까지… 포항, 예술 물결 넘실대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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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문화가 있는 날 현장취재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문화와 예술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일종의 휴식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이 삶 속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하고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6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포항 곳곳에서 무료 공연과 강연, 영상 상영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 최정호 사무장과 포항시향 연주모습.

 △오전 11시 중앙아트홀 ‘차향이 있는 음악회’
 “차향과 함께 고품격 클래식을 만날 수 있었어요”
 포항문화재단은 이날 오전 11시 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4월 차향이 있는 작은 음악회-교향악단과 함께하는 음악여행’을 열었다.
 이날 음악회에는 시민 100여명이 찾아 차향과 함께 포항시향이 전하는 음악여행에 올랐다.
 최정호 포항시향 사무장의 해설에 이어 비올리스트 도진석이 브람스의 비올라 소나타 Op.120-2의 1악장과 바흐의 ‘아리오소’를 연주했다.
 이어 피아노 5중주가 베토벤의 피아노 5중주 Op.16의 1악장을 선보였다.
 목관 10중주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피치카토 폴카’와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Op.46’ NO.8을 연주했다.
 요한 슈트라우스의 ‘피치카토 폴카’는 폴카 특유의 경쾌하면서도 발랄한 곡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어 현악 9중주가 피터 하이드리히의 ‘해피 버쓰데이 변주곡’과 이바노비치의 ‘다뉴브 강의 잔물결’을 선보였다.
 특히 귀에 익은 생일 축하곡이 다양하게 변주하자 관객들은 고개를 흔들기도, 손으로 박자를 타기도 하는 등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날 공연을 즐긴 김미경(58) 씨는 “최정호 포항시향 사무장님의 ‘예술의 문은 열려있지만, 그것을 즐기는 사람은 한정돼 있다’는 말에 공감됐다”며 “포항시향의 공연을 따뜻한 차와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 백영옥 작가의 강연을 듣고 있는 포항시민들.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백영옥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강연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320쪽)
 포항시립도서관은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2017 인문학 인 포항’ 4월 강좌로 백영옥 작가 초청 강연을 열었다.
 이날 강연에는 백 작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 200여명의 시민들로 어울마루가 가득 찬 모습이었다.
 백영옥 작가는 자신의 저서인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을 주제도서로 일상에 지친 우리들에게 어린시절 추억 속에 묻어두었던 빨강머리 앤을 불러내 시민들에게 삶을 위로를 전했다.
 백 작가는 과거 패션지 에디터로 일하며 힘들었던 시간을 관객들에게 털어 놓으며 가장 힘들 때는 “힘내”라는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바쁜 일상에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안전지대’가 필요하다”며 “나에게 안전지대는 소설을 쓰는 일과 ‘빨강머리 앤’을 보는 일이었다. 앤은 어린시절 엄마와 함께 했던 추억을 이어주는 통로와 같다”고 말했다.
 백 작가는 “앤은 솔직하고 당당하면서도 무례하지 않는 예의가 있는 소녀”라며 “이것이 앤의 매력이고 그렇기에 앤이 하는 이야기가 현대인들에게 위로가 된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을 들은 이서경(27) 씨는 “최근 취업이 어려워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앤이 하는 말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 ‘증발’의 한 장면.

 △오후 3시 시청 대잠홀 국립현대무용단 ‘증발’ 영상 상영
 “서울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어 좋았어요”
 포항문화재단은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영상으로 만나는 무용-국립현대무용단 ‘증발’ 실황을 상영했다.
 이날 오후 3시 대잠홀은 대학생, 노부부 등 40여명이 찾아 영상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번 영상 상영은 지역 문화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서울예술의전당의 ’공연영상화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증발’은 빠르게 변하면서도 다양하고 풍부해지는 현대사회의 문화를 꼬집었다.
 전지전능한 남자, 미래를 보는 남자, 사랑에 빠진 남자, 행운의 여자, 나쁜 여자, 결혼한 여자 등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9명의 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라 극단적으로 과장되며 희화화적인 표현으로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무대 위 쓰레기로 명명된 아름다운 것들은 이미지의 뒤틀림을 통해 관객들에게 위트있게 다가갔다.
 무용수들은 각각의 인물 설정에 맞춰 몸짓과 대사를 통해 현대인들이 겪는 공허를 표현했다.
 아들과 함께 영상을 관람한 박성길(43) 씨는 “처음에는 내용이 어렵다고 느껴졌는데 보다보니 지금 우리 사회를 이야기하는 듯 했다”며 “하루가 다르게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리는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문화를 즐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 이아스 윈드 앙상블.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오픈하우스콘서트-이아스 윈드 앙상블’
 포항문화재단은 오후 7시 30분 ‘2017오픈하우스콘서트-이아스 윈드 앙상블’을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선보였다.
 이날 공연에는 아이들과 손에 손잡고 공연장을 찾은 아버지부터 연인들, 친구들과 함께 온 관객까지 100여명의 포항시민들이 관현악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김한수 지휘자가 객원지휘로 나서 이아스 윈드 앙상블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곡에 대한 해설을 덧붙이며 음악회를 이끌었다.
 이날 음악회는 바로크시대 음악으로 금관 악기 특유의 묵직함 울림을 전했다.
 이어 스윙음악을 선보이며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 봄날 밤 관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특히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은 노래는 영화음악시리즈였다.
 이 메들리는 지휘 없이 온전히 이아스 윈드 앙상블의 소리로만 무대를 가득 채웠다.
 마지막 무대로는 스타워즈, 슈퍼맨의 대표곡을 연주해 어린이 관객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앙코르 곡으로는 포항을 대표하는 ‘영일만 친구’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따라 부르기도 하는 등 공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최미숙(59) 씨는 “우리 귀에 익은 노래를 아름다운 관악기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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