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체전, 종목별 경쟁으로 전환하라
  • 모용복기자
경북도민체전, 종목별 경쟁으로 전환하라
  • 모용복기자
  • 승인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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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지난달 말 영천에서 나흘간 제55회 경북도민체육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영천시가 2년여에 걸친 체계적인 준비를 한 끝에 역대 도민체전 중 가장 알차고 차별화된 성공적 대회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사정은 다르다.
 행사 개최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스포츠를 통해 도민화합을 도모하는 것이 주목적인 도민체전이 시·군간 과열경쟁으로 인해 당초 목적이 변질됐다는 지적이 여전히 일고 있다.
 각 시·군이 예산을 경쟁적으로 투입하면서 재정규모가 작은 시·군은 경쟁에서 소외되고 몇몇 시·군이 상위권을 나눠먹기로 독식하고 있다.
 올해 대회 예산을 보면 시부(市部)에서는 포항시가 7억2000만원, 구미시가 7억5000만원 투입한 반면에 상주시는 2억4000만원, 문경시는 1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무려 3~4배 차이다. 군부(郡部)에서도 칠곡군과 울진군이 2억5000만원을 투입한 반면에 청도군과 봉화군은 각각 1억7000만원, 1억6000만원에 그쳤다.
 예산 뿐만이 아니다. 경기 시설 인프라에서도 하늘과 땅 차이다.
 포항시와 구미시 등 덩치가 큰 지자체는 다수의 실내체육관을 보유한 반면에 대부분의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변변한 체육관 하나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그 결과는 뻔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55회째 대회를 이어오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한 도민화합이라는 본래의 목적과는 갈수록 멀어져만 갔다.

 그렇다고 지자체간 예산투입 경쟁이 지역 체육발전을 이끈 것도 아니다.
 기록향상이나 우수선수 발굴보다 시군간 순위경쟁에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일부 지자체들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오로지 도민체전을 위해 한시적으로 팀을 창단한 후 대회가 끝나면 해체하는 폐단도 되풀이 하고 있다.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체육 꿈나무를 육성하거나 체육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눈앞의 순위경쟁에만 혈안이 된 결과 빚어진 현상이다.
 이렇듯 도민체전이 도민화합과 체육발전에 역행하면서 소모적인 출혈경쟁만 거듭하다 보니 시민들과 체육계 일각에선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군별 경쟁이 아닌 종목별 경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종목별 방식으로 경쟁을 하면 체육인들이 스포츠를 통해 진정한 승부를 겨룰 수 있고 동시에 지역 체육발전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육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제101회 전국체전부터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돼 치러진다고 하니 체육선진화라는 이런 큰 흐름에 발맞춰 이 참에 경북체육도 체질개선을 통해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
 스포츠도 글로벌 시대다. 현재 우리나라 선수들은 축구, 야구, 배구, 핸드볼 등 다양한 종목에서 해외에 진출해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포항시가 1위 하느냐, 구미시가 1위 하느냐 ‘도토리 키재기’하는 시대는 지났다.
 모든 산업과 마찬가지로 스포츠도 특화해야 살아 남는다.
 지자체가 유망한 꿈나무를 발굴해 세계적인 스타로 육성하면 그 선수는 지자체의 홍보대사요 큰 자산이다.
 종목별 경쟁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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