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도 100년 장수기업 머지 않았다
  • 모용복기자
경북에도 100년 장수기업 머지 않았다
  • 모용복기자
  • 승인 20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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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지상파 방송에서 종종 소개하는 일본의 중소기업 또는 가내기업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부러운 것이 있다.
 리포터가 “맛이 어떻네” “친절이 어떠하네” 하지만 그보다는 짧게는 3대에서부터 길게는 5대, 6대까지 대대로 가업(家業)을 물려받아 경영을 지속해오고 있다는 사실에 눈이 휘둥그레 진다.
 최근 일본 상공계와 학계 조사에 의하면 일본에서 100년 이상 된 기업이 2만여개, 200년 이상인 기업도 30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창업한 지 200년이 넘은 기업 수가 5000여개이니 이중 절반 이상이 일본에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장수기업 현황은 초라하다.
 평균 업력(業歷)은 56년에 불과하다.
 100년 이상된 기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고 200년 이상은 아예 전무(全無)한 실정이다.
 한국과 일본의 장수기업 이력(履歷)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역사적인 배경이나 사회적 구조 등 환경적인 영향도 있지만 ‘한 우물만 판다’는 투철한 장인정신 아래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대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온 것이 일본 장수기업들이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가 싶다.
 경북도가 장수서비스기업을 조사해 노포(老鋪, 대대로 물려내려오는 점포)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스토리텔링북을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도내 최고 노포는 김천역 앞에 있는 정통 일식집 ’대성암 본가’로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1942년 문을 연 이래 75년 동안이나 그 역사가 이어져 내려왔으니 우리나라에서는 가히 보기 드문 장수기업이다.
 그동안 이승만, 김영삼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이 다녀갔으며 할아버지·할머니가 된 수십년 단골 손님들이 이제는 자녀·손주들의 손을 잡고 음식점을 찾고 있다.
 유명세를 타는 비결은 다름아닌 75년 전 일본인에게서 전수받은 방식 그대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초심을 잃지 않은 덕택에 아직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경북도는 대성암 본가와 같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뿌리를 내리고 지역민과 동고동락을 해온 노포를 발굴해 스토리텔링북을 제작해 홍보할 예정이다.
 식당 뿐 아니라 이발소, 안경점, 한약방, 사진관 등 다양한 업종의 오랜 점포들을 발굴해 적극 홍보한다고 하니 관광객들에게는 볼거리와, 기업과 지역사회에는 상경기와 경제 활성화를 일으키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비단 경제적인 측면 만이 아니다.
 현대사회 급격한 변화의 파고(波高) 속에서 묵묵히 세월을 버티며 그 자리를 지켜주는 노포는 현대인들에게 무한한 감동과 더불어 향수를, 추억과 위안을 안겨다준다.
 오래된 것의 소중함, 옛 것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주는 노포의 가치는 그야말로 물질로 따질 수 없다.
 이번 경북도의 장수기업 발굴 노력이 촉매제가 돼 우리 지역에도 100년이고 200년이고 대대로 가업을 이어받아 오랫동안 기업을 하는 기업가들이 넘쳐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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