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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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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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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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1964년 동경 올림픽을 앞두고 지은지 삼년밖에 안된 집을 부득이 헐게 되었다. 지붕을 들어내자 꼬리에 못이 박혀 꼼짝도 할 수 없는 도마뱀 한마리가 그때까지 살아 있었다.
 동료 도마뱀이 그 긴 시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이를 날라다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살맛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시인 김민소는 산다는 것의 의미를 이렇게 노래했다.
 “하늘이 눈부신 것은 은하를 품고 있음이고 /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파도와 물새의 아낌없는 협연이어라 / 자연은 변함없이 생명을 잉태하고 /온누리에 빛을 뿜어 내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지켜 나가는가?”    
 산다는 것은 홀로 사는 것이 아니다. 산다는 것은 함께 더불어 살아 내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두 기둥이 서로 떠 바쳐 기대고 있는 것이다. 그런것 같다.
 잘 산다는 것은 나눔과 희생의 산물이다.
 요즘은 동반성장의 시대다.
 혼자 배부르고 혼자 잘사는 것은 잘사는 것이 아니다.
 배부른 돼지로 사는 것보다 배고픈 인간이 더 아름답다.
 산다는 것은 단순히 밥을 먹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산다는 것은 미래를 향해 행복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결국 창조경제니 동반성장이니 하는 것은 더불어 사람다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세릴 교수는 역사 속에 사는 사람의 3가지 모습을 비유로 설명한다.
 첫 번째 사람은 맷돌을 굴리는 사람이다.
 눈먼 삼손이 완전히 자기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유를 잃고 채찍을 맞으면서 맷돌을 끌다가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다.
 맷돌을 굴리는 삼손은 스스로 결단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이 결단하는 것을 마지못해 따라가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 체념이고 자기포기를 의미한다.
 결국 이것은 증오심과 복수심을 낳는다. 불행한 사람의 단면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선택하고 결정하기보다는 타인에 의해서 맷돌을 돌리다가 인생을 마감한다.
 마치 다람쥐 체바퀴 돌다가 죽는 것과 같다. 한마디로 의미 없는 삶이다.
 두 번째는 신화에 나오는 영웅처럼 살다가 죽는 사람이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은 평범하지 않다. 지혜가 있다.
 남다른 비상한 힘을 가지고 있다. 스릴이 있다. 강하고 위대하게 보인다.
 마치 세상을 다 지배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웅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신화에 나오는 영웅은 다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난다.
 그렇게 끝나는 것은 운명적이고 숙명적이다.
 그들은 미래의 영원한 가치를 보지 못한다.
 그들의 종말은 비극적인 종말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그 종말은 오히려 서글프다.
 한때는 화려했지만 그 끝은 우울하다.
 세 번째는 순례자의 삶이다.
 순례자는 현실을 사는 사람이 아니고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다.
 순례자는 눈에 보이는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을 따라가는 사람이다.
 순례자는 미래의 무한한 가치와 의미를 향해 걷는 사람이다. 순례자의 눈은 언제나 미래다.
 그의 힘도 용기도 꿈도 미래의 소망에 있다.
 순례자에게 때로는 맷돌을 끄는 것 같은 절망이 있다. 그러나 절망하지 않는다.
 때로는 영웅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러나 거기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는다.
 순례자는 언제나 열려 있는 미래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현재의 삶의 자리에서 또 다시 떠날 준비를 한다.
 순례자는 현실의 문제로 멈추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이익에 매이지 않는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순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오늘도 순례자의 길을 걷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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