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農心에 기름 붓는 지방의원들
  • 모용복기자
타는 農心에 기름 붓는 지방의원들
  • 모용복기자
  • 승인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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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반가운 ‘단비’가 메마른 대지를 적셨다.
 애타게 비를 기다리던 농민들은 가뭄으로 망친 모내기를 하기 위해 다시 나서는가 하면 타들어가는 밭작물 손질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소나기는 대구와 칠곡 등 일부 지역에만 물폭탄을 쏟아부어 큰 피해를 입혔을 뿐 포항·안동·경주 등 대부분 지역은 ‘찔끔비’에 그쳐 메마를대로 메마른 농작물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비가 내리자 모내기와 농작물 관리에 나섰던 농민들은 농기계를 던지고 쓸쓸히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본격적인 장맛비가 시작되는 7월초 이후에나 가뭄 해갈이 가능할 전망이어서 그 때까지 하루하루 타들어가는 농작물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만 갈 것이다.
 이렇게 너나 할 것 없이 전국이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 때에 경북의 한 농촌지역 군의원들이 1인당 수백만원씩을 들여 해외연수를 떠나기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령군의회 의원 6명이 오늘부터 다음달 3일까지 4박 6일간 ‘외국정부의 지방자치 의회제도 및 지방정부 우수시책·우수시설 비교견학’이라는 목적으로 대만과 홍콩으로 연수를 떠난다.
 지금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연수내용도 문제지만 더욱 의아한 것은 공식일정은 대만 관광청·노인복지센터, 홍콩 카리스타 복지관 방문 달랑 3곳 뿐이며 대부분 일정이 야시장 야류해양국립공원, 밀랍인형박물관, 웡타이신 사원, 소호거리 등 유명 관광지 일색으로 돼있다는 점이다.
 공식일정 3곳이 과연 우리의 지방자치 의회제도와 지방정부 시책·시설과 비교할 만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물론 모든 일정을 딱딱한 관공서 방문이나 시설견학으로 채울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군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이때에 어렵사리 가는 해외연수 일정 대부분을 유명 관광지로 채운다는 것은 연수목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3일 열린 의원 해외연수 심의회의에서 일부 심의위원이 연수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심의위원의 부정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군의회에서는 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역주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천재지변 등 어려운 일이 닥치면 앞장서서 주민과 아픔을 함께 하고 피해지원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방의원의 사명이다.
 이번 장기(長期) 가뭄은 역대 최악 수준이다.
 가뭄으로 인해 모든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특히 농민에게 있어 가뭄은 단순한 고통을 넘어 생존권을 위협하는 크나큰 재앙이다.
 농업이 주업(主業)인 고령지역 농민들이 겪는 아픔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농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해외연수를 떠나는 의원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에 대해 다시한번 무겁게 인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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