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퍼포먼스 통해 인간의 최고 예술품 ‘문자’ 표현”
  • 이경관기자
“서예퍼포먼스 통해 인간의 최고 예술품 ‘문자’ 표현”
  • 이경관기자
  • 승인 201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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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人-김동욱 서예퍼포먼스 작가
▲ 김동욱 서예퍼포먼스 작가
▲ 김동욱 작가 서예퍼포먼스 모습.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강남스타일’이라는 곡으로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에서까지 인기를 얻으며 한류의 새바람을 일으킨 가수 싸이. 그는 직설적인 가사와 독특한 춤사위로 시대의 딴따라라 불렸지만, 그 딴따라 기질은 세계적 가수의 발판이 됐다. 어느 한 분야의 선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 개성이 필요하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서예분야에서 독특한 자신만의 색깔로 길을 개척, 이제는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서예가가 있다. 서예퍼포먼스 작가 쌍산 김동욱.
 ‘길 위의 서예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쌍산은 스스로를 괴짜 예술가로 칭한다. 최근 포항 빛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고 있는 쌍산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김동욱 작가 서예작품.

 - 바쁜 와중에도 정기적으로 전시를 열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있나. 또 이번 빛갤러리 전시 소감은.
 “내게 ‘길’은 예술적 공간인 동시에 휴식의 공간이다. 나는 예술은 대중과 함께 할 때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살아있는 예술만 고집하다보면 행위로서의 예술에만 집중하게 된다. 나는 행위로서의 예술과 예술작품 그 자체로의 예술이 함께 일 때 완전한 예술가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길 위의 예술 행위도 이어가고 틈틈이 작품전시회를 열고 있다. 내게 전시는 나의 작품이 작품으로서 살아 숨쉬고 그 가치를 부여 받는 것이다. 이번 전시 역시 그러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서예퍼포먼스의 선구자다. 서예퍼포먼스는 무엇인가.
 “서예퍼포먼스는 다중적 공간에서 큰 붓과 먹으로 종이에 문자와 그림을 그려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는 행위 예술을 뜻한다. 내게 서예퍼포먼스는 노동 예술이다. 옛 농경사회에서 농사는 일종의 아름다운 예술적 노동이었다. 사람들은 그 행위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었으며 먹거리를 비롯한 생활 전반에서 필요한 것들을 얻었다. 나는 인간의 최고의 예술품이 ‘문자’를 통해 많은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문자는 그 문자를 함께 하는 사람들의 공감 형성을 돕는 동시에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무거운 대형 붓을 들고 종이 위를 이리 저리 나르며 나의 생각을 글자로 풀어낼 때 나는 비로소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내게 서예퍼포먼스는 목숨과도 같다.”
 

▲ 김동욱 작가가 죽도시장에서 서예포퍼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 서예퍼포먼스를 왜 시작하게 됐나.
 “나는 작업실에 예술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삶의 현장인 길에 예술이 있고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독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도를 찾아야 하고, 세월호 유가족과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진도로 향해야 한다. 서예퍼포먼스는 일반적 서예와 같은 선상에 있다. 장소와 방법론만 달리할 뿐 그 뿌리는 같다. 나는 서예의 뿌리에 나의 독창성, 그리고 길 위에서 답을 찾기 위해 서예퍼포먼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나는 평생 ‘방랑 서예가’라 불리고 싶다.”
 
 - 쌍산만의 작품관은.
 “나는 기초에 충실할 때 비로소 완벽한 작품이 탄생한다고 믿는다. 20년 가까이 붓질의 기초를 다듬다보니, 그 붓이 나를 이끌고 있었다. 나의 본성 자체가 작품이 된 것이다. 나는 내가 본 장면이 마음으로 와닿아 큰 울림이 될 때 그것을 표현하고자 한다. 특히 인간과 자연이 합일됐을 때, 그 때가 내가 꿈꾸는 이상향이다. 나는 작가라함은 이론적, 실기적 기법뿐 아니라 자연과 심성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나’를 바라보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나와 작품, 그리고 그것들을 감싸고 있는 세계가 일치할 것이다.”

 
 - 작품 방법은.
 “일반적 서예와 서예퍼포먼스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서예는 무언가 원본을 따라 적지 않는 이상, 떠오르는 생각을 문자와 그림을 통해 표현한다. 그러나 서예퍼포먼스는 행위 자체에 조금 더 힘을 준다. 미리 원고나, 그림 방향을 설정해 놓고 간다. 하다보면 붓의 느낌과 관객들의 환호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나 대부분 생각한대로 작업을 한다. 두가지의 공통점이 있다면 일필휘지(一筆揮之)라는 것이다.”
 
 - 서예퍼포먼스를 통한 독도 수호 활동과 한글날, 현충일 등 기념퍼포먼스를 지속 펼치고 있다. 그 이유는.
 “서예퍼포먼스의 힘은 각자의 삶을 사는 개인들의 공감을 통해 큰 의미가 생성될 때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 의미에서 국호와 한글, 영토 등을 공적인 장소에서 선보이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는다. 국가의 변영을 함께 기원하고 우리 역사적 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독도는 우리에게 큰 상징성을 갖는다.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역사 속 위기는 언제나 우리의 위기대처능력이 부족했을 때 발생했다. 독도 수호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은 우리의 영토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들은 교과서부터 문서 하나하나를 차근차근 바꿔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인듯 행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독도의 날을 맞아 벌이는 행사 말고는 명확히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문제를 많은 국민들이 자각할 수 있도록 행위예술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독도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쓰는 행위는 글자 자체의 상징성을 넘어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행위 자체가 정체성이고 우리의 사상인 것이다.”
 
 - 최근 가수 지드래곤(G-DRAGON )의 솔로 콘서트 포스터에 참여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 이유는.
 “처음에 가수 지드래곤 소속사에서 나의 필체와 활동이력이 지드래곤과 만났을 때 서로 시너지를 낼 것 같다며 제의가 왔다. 일단 나의 글자와 예술적 행동에 대해 인정해주는 부분이 좋아 참여하게 됐다. 지드래곤의 이미지와 콘서트 타이틀인 ‘母胎’, 그리고 나의 필체와 작품방법 등 모든 것이 어우러진듯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서예는 보수적인 예술이라 말한다. 그런데 서예만큼 다른 장르와 쉽게 융합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서예는 글자의 예술이 아닌가. 글자는 그 글자를 쓰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나는 조금 더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예술활동을 이어가고 싶다. 그것이 내가 활동 방향을 넓히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다.”
 
 - 앞으로의 계획은.
 “예술은 걱정거리가 아닌 자연과 합치해 인간의 영혼과 마음을 울리는 것이다. 현대는 문화가 경쟁력인 시대다. 붓을 쥐면 또 다른 내가 나오듯 나는 내가 즐겁고, 좋아하는 일보다 내가 해야하는 일을 먼저할 것이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나를 초청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있다. 나는 그 자체가 하나의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서예예술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것. 그 사명감으로 앞으로도 붓을 쥘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 문화부분 국가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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