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역 문화재 안전하고 체계적 관리 앞장”
  • 이경관기자
“영남지역 문화재 안전하고 체계적 관리 앞장”
  • 이경관기자
  • 승인 20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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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人- 유병하 국립경주박물관장
▲ 유병하 국립경주박물관장
▲ 지진대비와 관련 회의 모습.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박물관에서 선조들을 만난다. 박물관은 옛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통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왕도다. 특히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문화재를 품고 있는 둥지다.
 지난해 5월부터 국립경주박물관을 이끌고 있는 유병하<사진> 국립경주박물관장.
 유 관장은 국립박물관에서 30여년 근무하면서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팀장, 국립공주박물관장, 국립춘천박물관장 등의 요직을 거친 박물관 전문가다. 지난 1년간 철저한 지진 대비와 영남권수장고 건립 등 굵직한 일들을 처리하며 뛰어난 업무의 기획력과 추진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유 관장을 박물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국립경주박물관장에 취임한지 1년이 지났다. 소감은.
 “국립경주박물관과는 학예연구실장으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경주는 고고학을 공부하고 박물관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꿈같은 곳이다. 꿈같은 곳에서 관장으로 일할 수 있어 기쁘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경주와 그 주변지역의 유물을 발굴·연구·관리·전시함으로써 신라 문화를 재조명하는 동시에 국민들에게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쉬었다 갈 수 있는 박물관이 되기 위해 지난 1년간 노력해왔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9.12 경주 강진은 국가적 재난이었지만 국립경주박물관은 선제적 대응으로 큰 지진 피해 없이 귀중한 신라의 역사 유물을 안전하게 지켜냈다. 이는 박물관 모든 직원들의 노력으로 가능했다. 고맙고 자랑스럽다.”
 
 - 국립경주박물관 관장으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느낀 경주의 매력은.
 “경주는 지천에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노천 박물관이라 불린다. 그만큼 문화재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과 열정이 크다.
 능과 사람이 하나된 경주의 모습은 해외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자랑한다. 유물이 들려주는 신라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상상력이 확장됨을 느낄 수 있다.
 문화재를 통한 풍부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는 것. 그것이 경주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 아닐까.”

 - 지진 대비와 관련 국립경주박물관이 모범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지진 당시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했나.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5.8 강진은 박물관과 인접한 경주 내남면에서 발생해 지진의 여파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금관을 비롯해 불상 등 외부 충격에 약한 전시품이 상당수였다. 또 그 당시 특별전도 진행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었다.
 유물 관리를 위해 직원들을 비상소집해 사무동 앞에 비상본부를 꾸렸다. 직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한 뒤 전시 중인 유물들을 살펴보고 수장고를 열어봤다.
 전시실과 수장고 모두 넘어지거나 파손된 유물이 없었다. 피해가 적었던 것은 경주 지진에 앞서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했던 지진으로 유물들의 안정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금관과 석검, 불상 등 500여 점 유물들을 낚시줄로 묶어 고정하는 작업을 미리 해뒀기 때문이다.

 토기 안에는 비중이 무거운 금강사 모래를 담은 비닐용기를 넣어 무게중심을 아래로 안정화 시켰고 규모가 큰 석조물들은 목재로 받치는 작업을 해뒀다.
 이 덕분에 두 차례의 강진에도 큰 피해 없이 박물관의 유물들이 무사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 같다.”
 

▲ 현재 공사가 한창인 영남권 수장고 전경.

 -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의 주요 사업이 영남권 수장고 건설이다.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순조롭게 건설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박물관은 유물을 온전하게 보존해 다음 세대에 잘 넘겨줘야한다. 그만큼 수장 기능이 중요하다.
 영남권수장고는 급증하는 영남지역의 문화재를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지난해 7월 공사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영남권수장고가 완공되면 영남권 4개 국립박물관과 발굴기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문화재가 이곳에 모두 모여 관리된다.
 특히 영남권수장고는 관람객이 수장고를 볼 수 있는 개방형 수장고로 주목할만하다. 수장고는 보안과 안전 문제로 내부시설을 민간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국립경주박물관은 관람객들이 문화재가 보관된 모습과 수장고 관련 시설을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개방형 수장고로 영남권수장고를 건립하고 있다.
 또한 영남권수장고는 격납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안전하게 보관·관리할 수 있는 이동식 수장대를 개발해 전면적으로 설치한다. 이 수장대는 지진 발생시에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설계된다.
 또한 수장대에 격납된 문화재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개발해 문화재 출품, 열람, 촬영 등에 신속하게 응대할 수 있는 전산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 국립경주박물관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모습.

 - 국립경주박물관의 앞으로 발전 계획과 방향은.
 “국립경주박물관은 현재 100만 관람객 소장품 1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다. 그만큼 많은 성장이 필요한 시기다. 현재 전시와 교육이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 또한 있다.
 단기 교육프로그램을 지양하고 인재 양육에 초점을 둔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학생들과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문화재에 대해 공부하고 그것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자생력 있는 교육 공동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영남권수장고를 비롯해 박물관이 추진해야하는 전시와 교육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와 조직 규모가 확대돼야 한다.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 미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임을 잊지 말고 지자체와 정치권, 시민 모두 관심을 기울여줘야 한다.
 그 관심 속에서 국립경주박물관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또 사람과 문화가 함께 있는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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