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두 여우, 시청자 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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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두 여우, 시청자 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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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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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고은찬, 나이 24세. `발육 부진’이라는 소리를 듣는 남장 여자.
이름 오수정, 나이 34세. `방만한 뱃살’ 때문에 고민인 노처녀.
전혀 상반된 캐릭터의 두 여성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캐릭터보다더 흥미로운 것은 이 둘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모두 가수 출신이라는 점.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어설픈 연기가 툭하면 공격을 받는 현실에서 이들은 오히려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바로 윤은혜(23)와 엄정화(38). 두 여배우의 활약이 여름보다 뜨겁다.
몸을 던져 연기하는 두 배우의 매력이 폭발하고 있다.

◇커피향과 함께 찾아온 미소년(?)
안방극장은 MBC의 `커피 프린스 1호점’ 덕분에 난리가 났다. 10대는 물론이고 20~30대 젊은 시청층이 열광하고 있다. 24일까지 8회가 방송된 현재 시청률 25% 안팎을 기록 중인데 체감 시청률은 40~50%가 부럽지 않다. `태릉선수촌’으로 마니아 층을 확보한 이윤정 PD의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연출 스타일이 이 드라마를 `보고 또 보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인기의 한 가운데에 윤은혜가 있다. 그룹 베이비복스의 귀엽고 통통했던 막내 윤은혜가 어느새 가냘픈 `반쪽’이 돼 선머슴 같은 짧은 헤어스타일과 털털한 패션의 고은찬으로 변신했다.
 모자가 달린 후드 조끼와 박스형 티셔츠, 청바지 패션으로 굳이 남장을 하지 않아도 중성적인 느낌을 주는 고은찬은 우여곡절 끝에 남자 종업원만 뽑는 커피숍에 남자로 변신, 위장취업에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그 또는 그녀는 “소박한 내 가슴이 더 겸손해지겠네”라며 압박붕대로 가슴을 동여매 티끌만큼 남았던 여성의 흔적마저 커버한다.
 윤은혜는 이러한 고은찬을 연기하며 실제 `소년’ 같은 이미지를 풍기며 감탄을 자아낸다. 겉모습은 그렇다해도 말투와 행동에서도 영락없는 풋풋한 `소년’이다. 특히 빠른 템포의 어리고 순수한 말투가 압권인데 아직은 설익은 그의 대사 전달력이 오히려 고은찬을 연기하는데는 더없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평. 윤은혜가 바로 고은찬의 적임자임을 깨닫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궁합이 결코 행운만은 아니다. 드라마 데뷔작 MBC `궁’을 통해 스타성을 새삼 확인하게했던 그는 고은찬 캐릭터의 특징을 잡아내 표현하는 과정에서 명석함을 드러낸다.
 구김살 없이 타인을 기분 좋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면서도 좋아하는 남성 앞에서설레어 하며 가슴 앓이를 하는 고은찬을 윤은혜는 상대는 물론, 시청자가 속아넘어가게 할만큼 영리하게 연기하고 있다. 한마디로 마치 노래하는 듯 리듬이 살아있는 것.
 덕분에 공유와 이선균만 몸달아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 역시 알싸한 기분에 빠져든다.
 
 ◇이보다 솔직할 수 없는 노처녀
 이렇듯 윤은혜가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엄정화는 28일 첫방송한 SBS `칼잡이 오수정’으로 안방 공략에 나섰다. `칼잡이 오수정’은 1~2회 방송에서 13~1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작인 `불량커플’ 보다 좋은 성적으로 출발해 기대를 준다. 엄정화가 연기하는 오수정은 결혼을 위해서라면 체면도 벗어던지는 노처녀다. 20대에는 `퀸카’ 대접을 받았지만 무심한 세월 속 어느새 `폭탄녀’라는 소리를 듣는다. 가진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는데 나이가 들수록 성격은 더 고약해졌다.
 그런 그의 앞에 어느날 `폭탄남’에서 `킹카’로 변신한 과거의 남자가 나타난다.
오수정은 자존심과 염치를 곧바로 던져버리고 그 남자를 다시 잡기 위해 필사적으로돌격한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싱글즈’ `미스터 로빈 꼬시기’ 등을 통해 노처녀의 심리묘사에서 이미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엄정화에게 오수정은 `전공 분야’나 마찬가지.
 1~2회 방송이 나간 후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 “역시 엄정화”라는 칭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이 캐릭터에 엄정화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 지를 증명한다.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자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때마다 그 반대 지점에서 성공 사례로 꼽혔던 엄정화는 예뻐 보이고만 싶어하는 여배우들의 욕심을 과감히 배반하며 매번 성실한 연기로 찬사를 받았다.
 이번에도 그는 자신의 뱃살을 움켜쥐는 등 여배우로서는 다소 수치스러울 수 있는 연기도 너끈하게 해내고 있다. 그의 연기는 쫄깃쫄깃하고 생생하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살냄새가 묻어나는 연기를 펼치는 것은 분명 특별한 재주.
 남자를 유혹하려는 오수정은 고은찬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선보인다. 풍만한 S라인을 한껏 강조하는 섹시한 패션과 화려한 화장, 여우 같은 표정이 그것.
오수정의 현란한 원맨쇼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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