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 경북도민일보
‘덩케르크’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7.07.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다. 영화 덩케르크는 잔인한 전쟁 영화를 미학적이고도 감성적으로 만들었다. 이 영화에는 피흘리는 전투신이 없다. 더구나 적군인 독일군인들도 등장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전쟁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한 두 사람의 영웅도 보이지 않고 그 흔한 애국심도 찾아 볼수 없다. 다만 살아서 돌아 올 수 없는 전쟁에서 살아서 조국으로 돌아 올 수 있다는 것과 또한 살아있다는 휴머니티를 지향한다. 놀란 감독은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오는 전쟁터에서 살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너무나 인간적인 면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국 놀란 감독이 지향하는 것은 함께 살아남으려는 공동체의 숭고한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
 이 영화는 조용하게 시작한다. 조용한 시내를 걸어가는 병사들의 머리위에는 독일에게 투항하라는 전단지들이 휘날린다. 갑자기 총알소리가 긴장감을 더해간다. 쫓고 쫓기는 긴장감이 점점 확대된다. 어느새 관객들로 하여금 전쟁의 긴장감을 키워나가는 느낌이 스크린에 집중 시킨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다. 1939년 일어난 제2차 세계대전은 1940년이 되면서 드디어 독일 나치군과 영국, 프랑스 등의 연합군이 전면전을 벌이게 된다. 오래동안 전쟁을 준비 했던 나치독일군은 벨기에 숲으로 우회해서 빠른 ‘전격전’을 벌였고 연합군은 대패한다.
 독일군이 숨 쉴 틈없이 추격해 오자 쫓기던 영국, 프랑스, 벨기에 연합군은 결국 거대한 포위망에 갇힌다. ‘덩케르크’는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영국군과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 작전을 그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의 실화다.
 그런데 이 엄청난 철수 작전은 군인에 의해 주도 된 것이 아니라 민간인들이 동원한 작은 배들에 의해서 철수 작전이 이루어 졌다는 사실이다. 놀란 감독은 전쟁은 군인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총을 가지고 있지 않는 민간인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결국 덩케르크 철수작전의 성공으로 연패의 충격에 빠졌던 영국, 프랑스 등의 연합군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여 독일군을 격퇴하게 된다.  
 그동안 ‘인터스텔라’ ‘인셉션’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통해 꿈과 우주, 히어로의 세계를 돌았던 놀란 감독이 최초로 현실 속 실화를 연출했다.
 놀란 감독은 영화에서 육지해변에서의 1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그리고 하늘에서의 1시간을 엮는다. 동일한 전쟁에서 공간이 다르고 물리적인 시간이 다르지만 전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승리인 생존의 시간을 그린다.
 놀란 감독은 아날로그를 즐긴다. 전쟁도 고전적이다. 감독은 리얼리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1300여 명의 보조 출연자들과 실제 덩케르크 작전에 참여한 민간 선박 20여 척과 스핏파이어 전투기를 동원했다.

 덩케르크는 전쟁 영화가 아니다. 해변에서 바다에서 하늘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현실의 시간을 재구성한 휴먼 드라마요 공존과 생존의 드라마다. 놀란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영화적인 서스펜스와 스펙터클, 시각적인 스토리텔링, 그리고 기술적인 완벽함을 추구하여 지금껏 보지 못한 것을 보여줄 것이다”고 자신했다.
 영화는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다. 그는 전쟁을 통해서 인간의 심리와 압박감을 보는 이로 하여금 통증을 느끼게 한다.
 해변에서 보이지 않는 적에게 포위된 채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위기의 일주일 그리고 바다에서 군인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배를 몰고 덩케르크로 항해하는 민간인들의 하루 또한 하늘에서 한 시간의 남은 연료로 시간과 사투를 벌이며 적의 전투기를 공격해 추락시키는 영국 조종사의 단백한 모습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사실 전쟁은 폭력과 두려움의 괴물이다. 전쟁은 누구도 위대한 영웅을 만들지 않는다.
 덩케르크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승리가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승리라고 말한다. 영화속에는 피흘리는 전쟁신은 없다. 그러나 서로 다른 공간인 비행기(하늘) 육지(땅) 배(바다)에서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을 스펙터클하게 표현했다.
 전쟁에서 살아남았다고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생존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생명을 가지고 있는 우리 인간에게 가장 숭고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준다.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 처절한 생존본능 그리고 그들을 구출하기 위한 힘을 합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 될 것 같다.
 그렇다. 조국은 그들을 버리지 않았다. 전쟁은 군인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은 민간인들의 협력과 참여로 열매를 맺는다.
 덩케르크는 결국 참혹한 전쟁의 비극속에서 어떻게 고향으로 집으로 돌아 갈것인가를 리얼하게 보여준다. 영화에서 대사가 별로 없지만 음향과 리듬, 스토리를 시각화 함으로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그래서 덩케르크의 여운이 더욱 오래갈 것 같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