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은 꺼졌지만 희망의 불빛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 모용복기자
불꽃은 꺼졌지만 희망의 불빛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 모용복기자
  • 승인 20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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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지난 2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닷새간 영일만 밤하늘을 꿈과 환상으로 채색했던 제14회 포항국제불빛축제 불꽃이 마침내 꺼졌다.
 올해 2월 출범한 포항문화재단이 첫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난해보다 하루가 더 늘어 닷새동안 열려 2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으며 포항지역 대표 설화인 연오랑 세오녀를 개·폐막식 주제공연으로 한 예술 불꽃극 ‘일월의 빛’을 선보여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축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콘텐츠 발굴을 통해 포항시민의 자긍심을 고양시켰을 뿐만 아니라 공연의 완성도 면에서도 이전과는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개막식 주제공연 ‘일월의 빛’은 100t의 대형 크레인을 활용해 지상과 공중을 아우르는 공중 퍼포먼스를 펼쳐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도심 900m 구간에서 펼쳐진 불빛 퍼레이드는 포항시민 1000여명과 예술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일대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올해 불빛축제는 역대 행사 중 포항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고 알찬 내용으로 꾸며진 매우 성공적 행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빛축제가 이렇게 대성황을 이루게 된 데에는 젊은층들의 발길을 축제장으로 이끈 ‘포항불빛치킨축제·힙합콘테스트’ 역할이 컸다.
 경북도민일보와 복지TV 영남방송이 손잡고 불빛축제 기간에 맞춰 형산강체육공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행사에 관람객들의 반응은 예상 외로 뜨거웠다.
 불빛축제가 포항의 대표적인 여름축제로 거듭 발전을 해오면서 관람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거움을 안겨준 것은 사실이지만 한여름밤 전국에서 모여든 관람객들에게 식도락(食道樂)까지 제공하는 데는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다. 인도에 늘어선 노점상들이 관람객 일부를 수용하기는 하지만 술을 마시는 어른이나 핫도그나 꼬치를 든 어린아이들을 주로 볼 수 있을 뿐이었다.
 불꽃쇼의 감흥에 젖은 채 맥주 한 잔에 치킨 한 조각을 뜯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황홀할 수 있을까?
 불빛치킨축제에서는 포항을 비롯해 서울·부산·양산 등 전국에서 30여개 치킨업체들이 모여들어 포항시민을 비롯한 관람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업체들이 마련한 다양한 시식행사와 체험프로그램들도 열려 관람객들에게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3락(三樂)’을 제공했다.
 이와 더불어 힙합콘테스트는 불빛이 없는 불빛축제의 낮 동안의 공백을 메웠다.
 전국 힙합 뮤지션 50여개팀이 참가해 예선에서부터 열띤 공연을 펼쳐 불꽃 못지않은 열기를 발산했다.
 관람객들은 무더위 속에 펼쳐진 춤의 향연에 넋을 잃은 채 탄성을 연발했다.
 또한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 댄스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도 진행돼 포항의 여름축제를 보는 것에서 직접 즐기고 체험하는 축제로 승화시켰다.
 하지만 많은 관람객들이 불빛축제만 열리는 줄 알고 왔다가 불빛치킨축제·힙합콘테스트를 경험하고는 아이들과 함께 오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고 하니 이는 홍보가 부족했던 탓이 아니었나 싶다.
 첫술에 배 부르지 않듯이 첫 행사에서 다소 부족했던 점을 교훈 삼아 차제에 홍보에 좀 더 집중한다면 ‘포항불빛치킨축제·힙합콘테스트’는 포항을 대표하는 또다른 여름축제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시도 치킨축제·힙합콘테스트가 불빛축제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또 젊은 관람객들을 견인하는데 큰 역할을 한 사실을 확인했을 터이므로 앞으로 두 행사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면 포항불빛축제는 지역을 넘어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거듭날 것이다.
 닷새동안 전국에서 수백만명의 관람객이 모여들어 열기를 뿜어냈던 영일대해수욕장과 형산강변체육공원 일원도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관람객들은 왔던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갔고 포항시민들은 일상으로 복귀했다.
  불빛축제의 14번째 불꽃은 이제 저 영일만 바다 수평선 너머로 사그라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행복으로 충만하다.
아직 그들의 가슴 속엔 희망의 불빛이 빛나고 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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