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의 계절, 책 속의 길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이경관기자
휴가의 계절, 책 속의 길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이경관기자
  • 승인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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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추천 100선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프랑스의 소설가 아나톨 프랑스는 “책이란 사람들의 영혼을 번거롭게 하고 마음을 노하게 하는 모든 이미지로부터 도피시켜 주는 마술적 작용”이라고 말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은 휴가의 계절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바쁜 생활과 경제적 이유로 떠나지 못한다.
 책은, 떠난 자도 떠나지 못한 자도 잠시 단꿈에 빠질 수 있는 아름다운 마법의 시간을 선물한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국립중앙도서관이 추천한 책 100권 중 본지가 10권을 선별해 소개한다.
 
 

 △나는 매일 엄마와 밥을 먹는다
 “내가 간병의 시간 동안 가장 정성을 들인 것은 엄마가 젊었을 때 나와 내 가족에게 그랬던 것처럼 매일 삼시 세끼 밥상을 차려 엄마와 함께 밥을 먹는 일이었다.”(책 머리에 ‘밥상을 차리며’ 중)
 예순다섯 할배가 된 아들이 치매 중기의 노모를 위해 매일 삼시 세끼 요리를 해 밥상을 차리고 마주앉아 밥을 먹는다. ‘1년 이상은 어렵다’는 의사의 말에 요양원을 마다하고 난생 처음 부엌에 들어가 ‘엄마를 위한 밥상’을 차리기 시작했고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매일 최후의 만찬이 될지 모를 엄마의 밥상을 직접 차리며 벌어지는 엄마와의 알콩달콩 행복한 이야기, 순간순간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담백하고 솔직하게 풀어놨다. 5개 파트, 44개 에피소드 속에 엄마를 위해 만든 46품의 건강식 요리 레시피가 함께 실려 있다.
 정성기 지음. 헤이북스. 336쪽.
 
 

 △만약은 없다
 “나는 분명히 죽으려 한 적이 있다.(…)그 터널을 간신히 몇 번 빠져나오고 나니, 나는 의사가 되어 있었다.”(‘서문’ 중)
 촌각을 다투는 ‘선택’과 수많은 ‘만약’에 직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다. 긴박한 죽음을 마주하는 응급의학과 의사는 매순간 ‘선택’에 직면하고, 수없이 많은 ‘만약’이 가슴을 옥죈다. 1부에서는 응급실의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죽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한 50대의 남성, 1개월 시한부를 앞둔 담도암 말기 환자의 교통사고처럼 우연이라기엔 잔인한 죽음의 진실 등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겪은 죽음의 편린들이 그려진다. 2부에서는 의사로서 직업적으로 겪은 흥미로운 이야기부터 응급실에서 만난 재미난 사건들까지 유머와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글들로 구성돼 있다. 모텔 가운을 입고 나타난 성기골절 환자, 조현병을 앓고 있는 50대 여성까지. 응급실은 마치 희로애락이 담긴 인간 세상의 축소판과 같다.
 남궁인 지음. 문학동네. 316쪽.
 
 

 △먼지 먹는 개
 “모든 일을 오차 없이, 오점 없이 처리하지 않으면 승산이 없기 때문입니다. 괴물이 필요한 시대입니다.”(140쪽)
 소설은 병원균을 빨아들인 뒤 흔적 없이 사라지는 유전자 변형 물고기 ‘더스트 빈’이라는 비도덕적인 상품이 현실화돼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책 속 인물들은 원치 않는 임신, 생계의 압박 등에 매몰돼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위에 무뎌지고 만다. 개개인의 절박한 상황에서 도덕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작가는 더스트 빈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독자들은 소설 속에서 인간의 잔인함에 대한 본성을 아프게 깨닫는다. 작가는 현대사회의 병폐가 악순환일 수밖에 없는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환기시키며 말한다. 어떤 선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말이다.
 손솔지 지음. 새움. 272쪽.
 
 

 △권영민 교수의 문학 콘서트
 “이상은 구본웅의 예술적 정진을 축하하면서 그 집념의 인간 승리를 찬탄한다. 그리고 구본웅을 모델로, 화가 구본웅의 불굴의 초상을 시로 적게 된다.”(61쪽)
 ‘문학콘서트’는 30여 년간 문학을 연구한 국문학자 권영민 교수가 한국문학의 숨겨진 이야기를 강연한 내용이다. 윤동주의 시 원고가 일제의 감시를 피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이야기를 시작으로 20대 조지훈과 박목월의 경주 경천 역에서 한편의 시 같은 첫 만남, 동시대 예술가로서 시인 구상과 화가 이중섭이 고통과 정신적 지향을 함께한 우정 어린 사연들을 이야기한다. 또한 작가가 한국의 명문으로 꼽고 있는 김구선생의 글쓰기방법, 저자가 이상의 소설 속 카페 NOVA를 찾아 신주쿠를 헤맨 이야기, 청계천 헌책방에서 정지용의 ‘백록담’ 초판을 찾아낸 이야기 등이 펼쳐진다.
 권영민 지음. 해냄출판사. 352쪽.

 
 

 △인간 인터넷
 이 책은 인식론 분야의 권위자인 저자가 디지털시대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새롭게 조명한다.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우린 인터넷에 계속 접속해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이 쌓아온 지식의 형태, 지식의 습득 방식, 더 나아가 인간의 정체성까지도 송두리째 뒤바꿔놓은 디지털 삶의 형식. 그 속에서 우리가 직면한 가장 현실적 문제에 대한 가장 철학적 논쟁이 시작된다. 저자는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 안으로 편입된 앞으로의 시대를 사물 인터넷의 시대를 넘어선, 인간 인터넷의 시대로 정의한다. 디지털이 우리의 삶에 완전히 뿌리내려 더 이상 실질적으로 비판하거나 있는 그대로를 인식할 수 없게 되기 전에 이 시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마이클 린치 지음. 이충호 옮김. 사회평론. 304쪽.
 
 

 △가족이 날 아프게 한다
 누구나 남들이 보기에 행복해 보이는 가족, 부모와 자식 간에도 사이가 좋으며, 그림 같은 가족을 바란다. 하지만 그런 가족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가정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가족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가족이라는 병’으로 일본 사회에 뜨거운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시모주 아키코가 가족에 대한 생각과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풀어낸 글이다. 저자는 ‘가족에게 편지 쓰기’를 권한다. 아버지, 어머니, 조부모, 형제 등 불화가 있었던 가족 구성원에게 편지를 쓰는 과정에서 무엇이 마음에 걸렸는지 오래된 기억을 되살려봄으로 또 편지에 마음 깊숙이 묻어두었던 아픔들을 털어놓음으로써 애증으로 괴로워하고 힘들어했던 가족과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시모주 아키코 지음. 강수연 옮김. 경향BP. 220쪽.
 
 

 △담담하게 걷고 뜨겁게 뛰어라
 듀폰, 몬산토, 콜비온 퓨락 등 주로 외국계 다국적 기업에서 30여 년간 몸담고 세일즈맨의 길을 걸어온 저자가 지속가능하고도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가기 위 해 알아야 할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자신이 걸어온 과정은 성공과 화려함보다는 어줍지 않은 용기로 인한 실패와 사려 깊지 못한 미숙함이 불러온 아쉬운 일들이 더 많았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그는 30여 년의 사회생활 동안 만난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를 통해 삶이 주는 지혜의 마디를 만들어왔음도 깨달았다. 그것은 삶의 변곡점마다 자신을 변화시키고 다시 일으켜 세웠던 ‘행동’과 ‘마음가짐’에 대한 것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갈수록 첨예해지는 무한경쟁의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고 지혜롭게 헤쳐 나갈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김동현 지음. 북스토리. 232쪽.
 
 

 △동물에게 배우는 노년의 삶
 “번식은 진화론의 주춧돌이다. (…)늙은 사회적 동물이 집단에 꼭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후손에게 물려줄 훌륭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둘째, 환경과 문화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젊은 구성원에게 나누어줄 수 있다.”(31쪽)
 캐나다의 원로 동물학자 앤 이니스 대그가 전성기가 지난 늙은 동물들의 삶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늙은 동물의 사회적 행동’이란 흥미로운 주제를 탐구한 책이다. 코끼리, 고래, 원숭이, 늑대, 사자 등 다양한 동물들의 관찰하고 연구한 일화를 들려주며 동물들의 삶과 행동에 노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한 진화, 번식, 노년의 섹스, 죽음과 같은 주제를 통해 노화의 복잡한 측면과 인간 못지않게 다채로운 동물의 행동들을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늙은 동물이 오랜 세월을 살며 쌓은 풍부한 경험 덕분에 무리 생존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앤 이니스 대그 지음. 노승영 옮김. 시대의창. 348쪽.
 
 

 △그가 사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던 역사 속 유명인들의 최후의 모습은 어떠했으며, 그들을 죽음으로 이끈 사인은 무엇이었을까? 젊은 외과의사 류위즈와 바이잉위은 암살자의 총격을 받은 미국대통령들, 치명적인 병에 걸린 과학자, 약물 에 중독된 슈퍼스타들이 사망할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고, 그때의 기록을 바 탕으로 결정적인 사인을 분석한다. 또한 오늘날의 현대 의학으로는 과연 그 들을 살릴 수 있을지 과거의 의학기술과 현대의 의학기술을 비교하면서 의 학발전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잘린 머리가 말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죽은 사람의 뼈가 만병통치약으로 쓰였는지, 영혼의 무게는 얼마나 되는지 등의 죽음과 관련된 흥미로운 주제들을 의학적으로 설명해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류위즈·바이잉위 지음. 강은혜 옮김. 시그마북스. 304쪽.
 
 

 △명작 뒤에 숨겨진 사랑
 “스릴 있는 비행, 그 즐거움이야말로 내 글의 풍성한 조건이라네. 홀가분하게 비행하려면 아무리 귀한 보물도 잡동사니처럼 여겨야 하지.” 이 말 속에 생텍쥐페리의 문학과 사랑, 인생이 함축돼 있다.”(‘생텍쥐페리’ 중)
 이 책은 KBS 제2라디오 해피FM 프로그램 ‘그곳에 사랑이 있었네’에서 저자가 100회를 훨씬 넘겨 방송한 사연을 재정리해 펴낸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15명의 음악가와 화가, 그리고 작가의 불후의 명작과 그에 얽힌 사랑 이야기는 고급 인문 교양서이자 한 편의 소설처럼 깊은 감흥을 준다. 책 속 이야기를 통해 작가들의 작품에는 삶에 대한 두려움과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역경을 극복하는 그들의 열정과 불굴의 의지의 반전의 빛을 엿볼 수 있다. 중년 남성 바흐의 사랑이 묻어나는 선율, 최선보다는 차선을 사랑해야 했던 모차르트, 어머니와의 사랑과 아픈 추억을 간직한 다빈치 등 이들의 숨겨진 사랑과 애절했던 운명이 명작을 탄생시켰다.
 이동연 지음. 평단. 4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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