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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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데스크칼럼
정말로 더워서 죽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모용복기자  |  mozam0923@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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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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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우리는 굉장히 기쁘거나 슬플 때, 또는 좋을 때나 나쁠 때 ‘죽겠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사람이나 상황이 좋을 때는 ‘좋아 죽겠다’라거나 그 반대일 경우엔 ‘미워 죽겠다’라는 입말 표현이 그런 경우다.
 날씨가 더울 때도 ‘더워 죽겠다’ 추울 때는 ‘추워 죽겠다’라는 말을 습관처럼 사용한다.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올해 여름에도 ‘더워 죽겠다’는 말을 누구나 한 번쯤은 사용했음 직하다. 그런데 ‘더워 죽겠다’라는 말이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 아닌 실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살인더위’가 지속되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가축들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초까지 닭 200만마리가 폐사하고 오리, 메추리, 돼지 등 피해가 잇따랐다.
 폭염에 바닷물도 펄펄 끓었다. 고수온으로 이달들어 최근 닷새 동안 포항에서만 양식물고기 12만마리가 폐사했다.
 현재 경북 동해안 양식장 120곳에서 강도다리, 전복 등 9개 어종 2100만여마리를 양식하고 있어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어가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며 소비자들은 이번 여름엔 양식 생선회를 맛볼 기회를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폭염 피해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전국에서 1284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해 이 중 6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살인적인 폭염이 일회적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봄이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있다. 봄은 절기상으로 입춘에서 입하까지, 천문학적으로는 춘분부터 하지까지다.
 기상학적으로는 3, 4월과 ‘계절의 여왕’이라 일컫는 5월을 포함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계절의 여왕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5월이 뜨거워지고 있다.
 거리풍경을 보면 5월 더위가 보통이 아님을 금세 알 수 있다. 상점들은 벌써 여름상품들로 새단장했고 사람들 옷차림도 가벼워졌다. 진열대에서 봄상품들은 사라진 지 오래다.
 사실 반팔족들은 이미 4월부터 등장하기 시작한다. 4월 중순이나 말경 한 두 시간 이상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특히 이 무렵 대구나 그 위성도시들을 차를 몰고 장시간 이동해본 사람은 30도에 육박하는 온도에 깜짝 놀란다.
 “4월 만설(晩雪)을 본 기억이 아직 뇌리에 생생한데 초여름 날씨라니…”
 한반도의 급속한 아열대화(化)를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이다. 이대로 가다간 봄이 말 그래로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지구 평균기온은 0.74도 올랐으며 한반도는 이보다 2배 가량인 1.5도 상승했다. 만약 이런 속도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2070년 무렵에는 한반도 대부분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때가 되면 아이들은 눈(雪)이란 것을 책 속에서나 배우게 될 것이다.
 더위가 심해지면 가장 힘든 사람들이 소위 ‘없는’ 사람들이다. 백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야 어떻게 해서든 풍족한 삶을 영위하겠지만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들은 무더위로 인해 급격하게 증가할 비용을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에 내몰릴 우려마저 없지 않다. 그야말로 ‘더워 죽겠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실제 현실이 되는 것이다.
 무더위는 사람의 성격까지도 변화시킨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과 습도의 오르내림, 밤과 낮 길이의 변화는 사람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강한 햇볕은 간뇌를 자극해서 뇌하수체 성호르몬 분비를 촉발시킨다. 그래서 더운 여름에는 감정이 쉽게 폭발해서 우발적인 행동으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성격 급하기로 소문난 한국인들은 기온 상승과 더불어 한층 더 다혈질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
 옛부터 한반도의 특징인 뚜렷한 4계절은 한국인들에게 특유의 적응력과 강인함을 길러줬다. 그래서 수많은 외침과 국난(國難) 속에서도 비록 쓰러질 지언정 사라지지 않고 들풀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인내심과 강인한 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한국인의 아름다운 정신이 사라져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을 전적으로 날씨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수십년 후 아열대로 변한 한반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은 어떤 모습일까? 격한 감정과 충동을 참지 못해 온갖 폭력사태와 거친 언행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사회가 될까?
 지금 나 자신을 돌아보라. 해답은 현재 우리 모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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