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再造)해양과 재조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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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再造)해양과 재조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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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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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학교 교수

[경북도민일보] ‘거꾸로 세계지도’를 보면, 우리나라가 러시아와 중국을 배후지로 삼아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 이 지도를 보고 있노라면 광대한 바다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취임식에서 ‘글로벌 해양강국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으로,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는 ‘재조해양’의 결연한 각오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왜 재조해양을 주창(主唱)했을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해운시황의 장기 불황으로 해운업은 물론 조선, 항만 등 연관 부대산업까지도 어려워진데다가 한진해운이 문을 닫으면서 와해된 해운물류 기반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기 때문이리라. 더구나 한번 무너진 해운 네트워크는 쉽사리 복원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해양의 미래가치에 주목하면서 ‘글로벌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본다. 해양은 전 지구면적의 71%를 차지하고 생물종의 80%가 서식하는 생명의 근원지이자 전 세계 교역량의 78% 화물이 바다를 통해 운송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교역량의 99.6% 화물이 바다를 통해 운송된다. 한 마디로 해양은 물류교통의 핵심이다. 또한 해양에는 석유, 천연가스, 망간단괴, 매탄수화물 등이 다량 부존되어 있다. 나아가서 해양은 기후조절능력, 오염물질 자정능력, 해양생태계의 재생산능력 등으로 매년 22조달러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오래 전부터 국가발전의 결정적 요소인 해양(력)에 주목하면서, 세계의 바다지배권을 둘러싼 해양패권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군사적 요충지이자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중요한 해상물류 경로이며, 풍부한 어족자원과 막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남중국해의 군사기지화로 ‘해양 슈퍼파워’ 야심을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에 미사일 엄폐시설 4곳을 추가로 건설했다.

밖에서는 세계의 바다지배권을 둘러싼 해양패권 경쟁이 불붙고, 안에서는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는 ‘재조해양’을 외치는 이 시점에서 글로벌 해양도시, 환동해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포항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어떤 큰 그림을 그려야 할까?
해운항만, 해양수산, 해양 정책, 해양환경, 해양문화 차원에서 많은 이야길 할 수 있겠지만 우선 몇 가지만 언급하기로 하자.
첫째, 포항영일만항 조기/적기 건설과 해운항만 개발 사업으로 영일만항이 북방물류거점항만이 되도록 해야 한다. ‘거꾸로 세계지도’에서 우리나라가 러시아와 중국을 배후지로 삼아 광대한 바다로 나아가고 있는데, 그 중심에 포항영일만항이 자리를 잡도록 해야 한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해양강국, 대한민국의 거점-포항’이 되도록 해야 한다. 러·중 교역을 확대하는 한편으로, 북방항로를 개설하고 포항영일만항이 북극해 자원개발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움직여야만 한다. 아울러 국제여객부두 조성으로 해양(크루즈)관광이 활성화되도록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글로벌 해양도시-포항’, ‘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을 실현하는데 경북도 동해안발전본부가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전부터 계속 제기된 동해안발전본부를 제2청사 수준으로 확대․개편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본부(국) 소속 4개과(동해안발전정책과, 해양항만과, 수산진흥과, 독도정책과) 업무를 포괄하면서 해운항만·해양수산·해양정책·해양환경·해양문화 차원에서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글로벌 해양도시-포항’, ‘환동해 중심도시-포항’을 실현하는 큰 그림을 제대로 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셋째,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 부산에 국립해양박물관과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이 있지만, 인천은 현안 사업 가운데 하나로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천이 해양문화관광지로 거듭남은 물론 인천의 해양문화진흥과 해양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동해문명사박물관 건립 추진도 동일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이 결합된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은 지역을 넘어 환동해권의 중요한 문화적 자신이 될 것이고, 해양의 신산업과 해양문화의 융․복합을 견인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아울러 등대박물관과 결합해서 해양문화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어록 중 하나인 ‘나라를 다시 만든다’는 재조산하(再造山河)에서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한다’는 재조해양(再造海洋)이 나왔다. 그리고 재조해양에다 ‘포항을 다시 만든다’는 재조포항(再造浦項)을 녹여보았다. 위에서 언급한 포항영일만항 조기/적기 건설, 동해안발전본부를 제2청사 수준으로 확대․개편해 포항으로 적기 이전, 환동해문명사박물관 건립이 삼각편대 협력체계로 구축되도록 해서 ‘글로벌 해양도시-포항’, ‘환동해 중심도시-포항’ 실현이 앞당겨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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