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많은 관심… 조언해 주신 분 감사”
  • 뉴스1
“예상보다 많은 관심… 조언해 주신 분 감사”
  • 뉴스1
  • 승인 2017.0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정우 PD ‘알쓸신잡’ 연출

[경북도민일보 = 뉴스1]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은 예능계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한 프로그램이다. 육아, 가족 등 관찰 예능이 TV를 가득 채운 사이, 정치·경제, 미식, 문학, 뇌 과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인 작가 유시민,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정재승이 출연해 ‘지식’을 논했다. 분야와 한계를 넘나드는 ‘지식수다’는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이라는 다소 ‘겸손’한 타이틀을 달았지만, 시청자들은 ‘알아두면 쓸모있는’ 예능으로 받아들였다. 자극적이며 순식간에 ‘휘발’되는 소재를 넘어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볼 이야기들이 가득했기 때문.
제작진은 웃음과 거리가 있는 소재에 예능인 출연자가 없다는 점에서 시청률은 ‘반신반의’했지만 ‘알쓸신잡’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7.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 시청자들은 쓸모 있는 ‘알쓸신잡’의 시즌2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상황. 종영 후 ‘알쓸신잡’을 연출한 양정우 PD를 만났다.

Q. 종영 후 어떻게 지내나
“미뤄뒀던 일을 하나, 둘 처리하고 있다. ‘알쓸신잡’은 매주 촬영하고 후반작업이 긴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시즌 중반에는 방송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Q. ‘신서유기2’ ‘삼시세끼 어촌편3’ 에 이어 ‘알쓸신잡’에서는 본격적으로 연출을 맡았다. 원래 관심이 있던 아이디어를 예능화한 것인가.
“새로운 예능에 대한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다. 매년 하는 예능이 아닌 새로운 것이 없을까 했는데 올해는 ‘공격적으로 신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나)영석 선배와 PD들을 중심으로 기획안을 많이 썼다. 처음에는 지금보다 더욱 급진적인 형태였다. 연예인 한 명도 없고 완전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이었고 스튜디오 녹화를 고민하기도 했다. 최종적으로는 우리 팀이 잘 하는 여행, 음식 등을 더해서 지금의 ‘알쓸신잡’이 됐다.”
“한 분야의 권위가 있는, 학식이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제작진이 선생님 한 분 한 분 만나보니까 실제로 그분들의 지적인 대화가 흥미로웠다. 이분들이 ‘알쓸신잡’을 위해서 그러한 수다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 실제 사석에서의 대화가 ‘알쓸신잡’이었다.”
Q.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시청률은 전혀 예상하지 못 했을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엄청 많이 잘 나왔다. 이 프로그램이 욕을 먹거나 말이 많이 나올 예능은 아닌데 시청률도 잘 나오지는 않을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잘 나오면 3~4% 정도? 아무래도 지식을 다루다보니 어렵고 난해한 부분들이 있어서 대다수가 좋아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나오는 출연자도 리얼 버라이어티를 모르는 분들이니, 우리도 현장에서 어떻게 풀어야할지가 항상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

Q. 결과적으로 어떤 포인트에 시청자들이 열광한 것이라고 보나
“요즘 시청자들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포인트를 다룬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이 나올 만한 시기였다. 인문학을 다룬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나는 시기였는데, 대다수 강의 형식이었다. ‘알쓸신잡’은 그런 내용을 수다로 재미있게 풀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Q. 시청자의 반응 중에서 기억이 남는 것이 있다면
“일단 시청률이 가장 놀라웠고, 이렇게 악플이 없다는 것도 신기했다. 진짜 감사한 것은 시청자들이 지적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알쓸’이 더 좋은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 마음을 보여주신 것이다. 방송에서 가볍게 다룬 주제들도 많은데, 이에 대해 더욱 많은 정보를 알려주려고 하신 분들이 많았다.”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정말 정성이 들어간 장문의 시청후기들을 보내주신다. 여러 시청자들이 실제 방송국에 찾아오신 적도 있다. 처음에는 시청자가 찾아왔다는 말에 긴장도 했는데, 애정을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피드백이었다. 그동안 겪어본 적이 없는 피드백이다. 이 피드백을 재방송에 반영한 적도 많다. 감사한 분들이 많다.”

Q. 유희열과 네 박사의 케미스트리가 좋다. 이들을 어떻게 한 자리에 모이게 했나.
“설득의 과정이 길었다. 프로그램이 출발할 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되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또 이분들이 예능을 낯설어 하기도 했고, 워낙 본업이 바쁜 분들이다. 현재 출연 중인 방송도 있고, 출판 계획 등 앞으로의 스케줄이 가득 해서 그 사이에 ‘알쓸신잡’을 끼워넣기가 힘들었다. 프로그램 취지는 마음에 들어도 여건상 선뜻 출연을 결정하긴 어려워하셔서 몇 차례 만나서 설득했다. ‘삼고초려’했다. (웃음)”

Q. 몇 번 함께 여행을 하면서 출연자들의 ‘의외의’ 모습들이 눈에 띄더라.

“출연자들이 각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또 다른 출연자와 함께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제작진도 어떤 반응이 나올지 모르지만 일단 다 같이 만나보자고 모였다. 그런데 갑자기 황교익 선생님과 유시민 작가님이 낚시로 친해지시더니 일종의 ‘케미스트리’가 나오더라. 첫 만남에서 ‘괜찮은 방송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단체 여행이 아니라 한 지역에 가서 각자 여행을 한 다음 만나는 형식이 흥미로웠다.
“제일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따로 다니면 분명 분량은 줄어들 거고, 따로 여행했는데 수다가 제대로 될까 싶었다. 그런데 네 분의 관심사와 특성이 너무 다르고 뚜렷해서 일부러 한데 모으는 것이 더욱 억지 같더라.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위해서 개별 여행을 하이라이트처럼 보여드리고 대화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갔다.”

Q. 수많은 지식과 정보가 쏟아지는 대화다. 분명 전문가들의 대화이기는 하지만, 팩트체크가 필요했을 것 같다.
“맞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사실관계가 틀리면 안 된다. 내부적으로도 팩트 체크를 해야 했다. 여러 명의 작가와 자문 선생님들에게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 또 네 박사님들도 녹화가 끝난 후에 자신이 했던 이야기들의 자료를 보내주기도 했다.”

Q. 후반작업이 긴 예능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다른 예능은 촬영 전과 촬영 중간에 제일 할 일이 많다. 준비도 엄청 많이 해야 한다. 그와 달리 ‘알쓸신잡’은 현장에서 PD들이 할 일이 없다. 선생님 말 열심히 듣고 있다가 잘 정리해서 내보내는 것이고, 중간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유)희열이 형에게 ‘아까 그 이야기 자세히 물어봐달라’고 부탁하는 정도다. (웃음) 그런데 후반작업이 어마어마했다.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스타일로 편집도 하고, 자료 확인하고, 자막 검수 작업까지 했다.”

Q. 유희열이 있어서 제작진이 조금은 마음을 놓고 현장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정말 좋아한 분이다. 유희열이 없었다면 선생님들도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이다. 유희열이 큰 도움을 줬다. 처음에는 MC 역할을 두고 싶지 않았다. 대화가 예상하지 못한 지점까지 막 뻗어나가길 바랐는데, 기획이 진행될수록 평범한 눈높이가 필요했다. 박사님들 기준에서는 ‘당연히 다 아는’ 이야기가 생략된 대화를 나눴는데, 보통의 사람들과는 기준이 다르지 않나. 그 중간 지점을 잡아주는 역할이 유희열이었다. 시청자 대표의 역할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유희열은 ‘음악인 대표’ 아니었냐고 반문하지만. (웃음)”

Q. 여행지가 연고인 유명인들이 출연할 법도 한데, 게스트가 없다.
“게스트 출연은 재미있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프로그램을 평범하게, 뻔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박사님들끼리 모여서 한 이야기 중에 ‘우리들이 나오면 콘텐츠가 부족할 일은 없다’는 말이 있었다. (웃음) 정말 그랬다. 폭 넓은 대화가 엄청 나지 않나. 초반에는 네 박사님과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초대할까 생각도 했는데, 한 번 녹화를 해보니 이분들만으로도 이야기들이 많았다. 게스트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Q. 대화의 ‘양’도 방대했던 것 같다.
“박사님들이 정말 한 없이 긴 대화를 나누다가 끝난다. 정말 아침 6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20시간 넘게 대화를 나눈 것 같다.  새벽까지 촬영하고 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동네를 돌아다니신다. 오히려 제작진은 다 힘들어서 뻗어있곤 했다. (웃음)”

Q. 시즌2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인가
“저희도 너무 하고 싶고, 선생님들도 시즌2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들의 본업 스케줄이 있어서 이 부분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욕이 있다고 해서 진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Q. 시즌2에서는 ‘세계여행 편’을 하자는 의견도 있더라
“‘세계편’을 한다면 준비기간이 정말 길게 필요할 것 같다. 국내는 워낙 자료도 풍부했고, 방송 후에 더할 자료가 있었지만, 세계판은 더 광범위하지 않나. 그렇게 되면 제작진도 엄청 열심히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좋은 국내 여행지도 많지 않나. 많은 아이디어를 고민 중이다. ”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