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선화 러브스토리 달콤한 빵에 담았어요”
  • 이경관기자
“서동·선화 러브스토리 달콤한 빵에 담았어요”
  • 이경관기자
  • 승인 20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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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人-정순욱 계림본가 대표
▲ 서동선화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정순욱 대표와 그의 아내.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경주는 골목 어귀마다 신라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걷다보면 마주치는 역사의 흔적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그 스토리는 경주의 새로운 역사가 된다.
경주역 근처에 자리한 작은 빵집에서는 백제의 마 장사꾼 서동과 신라 공주 선화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빵을 만나볼 수 있다.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신라시대 4구체 향가인 ‘서동요’를 모티브로 서동·선화빵을 개발한 정순욱(46·사진) 계림본가 대표.
경주를 대표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먹으며 행복할 수 있는 달콤한 빵을 만들기 위해 서동·선화빵을 개발하게 됐다는 정 대표.
최근 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40대에 제과제빵을 시작하게 됐다. 그 이유는.
 “원래 노인 관련 복지쪽에서 일을 했었다.
 평소 손재주가 좋고, 무언가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을 좋아했다.
 한 날 이웃 한 어르신이 경주빵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빵을 만드는 일이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하는 것이라는 걸 느꼈다.
 먼훗날 내가 만든 빵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먹이고 싶어 제과제빵을 배우게 됐고 우연히 목 좋은 지금의 가게를 만나 경주를 대표하는 경주빵과 찰보리빵을 판매하는 빵집을 오픈하게 됐다.”
 
 - 경주빵과 찰보리빵 만드는 게 어렵다고 들었다.
 “경주빵에 매료돼 경주빵과 찰보리빵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지금의 맛을 내기까지 꽤나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반죽의 농도부터 단맛과 짠맛이 적절히 조화된 앙금까지. 간단한 것 같은 빵 만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한동안 연습에 매진했다.
 40년 장인부터 경주빵, 찰보리빵 스승만 세분에 달한다.
 하루에 열시간 이상 빵 만들기에 몰두하다 보니 점점 맛있어지기 시작했고, 우리 집만의 맛이 들기 시작했다.”
 
 - 지난해 ‘서동·선화빵’을 출시했다. 처음 개발하게 된 이유는.
 “처음 빵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경주의 새로운 브랜드가 될 빵 개발을 꿈꿨었다.
 경주의 역사이자 근본인 신라를 빵에 담아내고 싶었다.
 그 생각이 ‘신라인은 대체 뭘 먹었을까’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그 고민 끝에 찾은 답이 ‘마’였다.
 신라시대 음식에 대한 자료를 조사한 끝에 당시 사람들이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마를 활용해 다양한 음식을 해먹었음을 알 수 있었다.
 마를 활용한 빵을 만들어 상품화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찰나 처음 가게를 오픈할 당시 상호 후보 중에 하나였던 ‘서동·선화’가 떠올랐다.
 서동요는 신라의 향가인 동시에 선화 공주는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로 신라와도 연이 깊었다. 특히 서동은 마 장사꾼으로 빵의 주재료인 마와도 인연이 깊었다.
 그렇게 서동·선화빵을 출시하게 됐다.”
 

 - 달콤한 맛에 모양 또한 독특하다.
 “서동·선화빵은 카스테라류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을 모티브로 한만큼 부드럽고 달콤한 빵 개발에 몰두했다.
 서동빵은 우리밀과 천연포도즙으로 특유의 색을 냈고 앙금으로는 구운 마와 군고구마를 적절히 혼합해 맛을 더했다.
 선화빵은 천연 유자즙으로 색을 낸 뒤 앙금으로 직접 만든 사과잼을 넣어 달콤하게 만들었다.
 모양은 동양의 음양사상을 투영해 태극문양으로 만들었다.
 서동·선화빵이 하나로 만났을 때 태극문양이 되는데 이는 남녀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동시에 서로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넣었다고 할 수 있다.”
 
 - 사랑을 모티브로 했다고 했는데.
 “서동요는 신라를 대표하는 사랑 이야기다.
 서동은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가 아름답고 마음씨도 곱다는 소문을 듣고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마를 캐서 파는 것을 생업으로 살았던 서동은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준 뒤 자신이 만든 ‘서동요’를 부르게 했다.
 서동요는 ‘선화공주님은 남 몰래 짝 맞추어 두고 서동이를 밤에 몰래 안고 간다네’로 이 노래는 순식간에 신라 곳곳으로 퍼졌고, 마침내 궁의 진평왕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몹시 노한 진평왕은 선화공주를 귀양보냈고 귀양길에 서동과 선화는 만나 결혼하게 됐다. 서동은 후에 백제 제30대 무왕이 됐다.
 서동과 선화의 사랑 이야기는 서양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견되는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해피앤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의 기운과 긍정의 에너지를 준다고 생각해 빵 속에 그 사랑의 에너지를 담고자 노력했다.
 서동·선화빵을 통해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인연을 찾길 바란다.”
 
 - 서동·선화빵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피소드라고 하기보다 내 인생이 바뀐 순간이 있었다.
 작년에 이 빵을 개발한 뒤 우연히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됐다. 마흔 다섯에 만난 운명이었다.
 이렇게 늦은 나이에 집사람을 만나게 된게 서동·선화의 사랑을 담은 빵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사랑을 찾기를 바랬던 마음 덕분인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
 연인과 경주로 여행을 왔다는 많은 커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다들 놀란다.
 서동·선화의 사랑의 힘을 직접 증명한 듯해 뿌듯하고 기쁘다.”
 
 - 계획이 있다면.
 “빵을 만드는 가장 큰 기쁨은 먹는 사람의 미소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동·선화빵을 먹고 행복할 수 있도록,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개인적으로는 서동·선화빵이 경주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돼 세계 곳곳에 긍정의 기운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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